왜 슈가에게 '포토라인 망신주기'를 강요하나 [이슈&톡]

김지현 기자 2024. 8. 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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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상태에서 스쿠터를 운전한 것으로 알려진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다.

킥보드든 스쿠터든 음주를 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지만, 포토라인에 슈가를 세우는 일에 어떤 공익적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슈가를 포토라인에 세워야 한다는 일부 여론의 강박적 분위기는 지나친 감이 있다.

실제 슈가가 운행한 제품은 온라인 몰에서 '접이식 전동 스쿠터'와 '접이식 전동 킥보드' 함께 검색돼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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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음주 상태에서 스쿠터를 운전한 것으로 알려진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다. 킥보드든 스쿠터든 음주를 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지만, 포토라인에 슈가를 세우는 일에 어떤 공익적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슈가는 정말 ‘죄인’으로 낙인을 찍는 포토라인에 서야할 정도로 큰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서울 용산경찰서는 7일 슈가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용산서 측은 조만간 슈가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여론의 관심은 ‘포토라인에 선 슈가의 모습’에 쏠렸다. 방탄소년단은 어떤 흠집도 없는, 아니 용납되지 않는 이미지를 축적해 온 만큼 이번 사건은 대중과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그럼에도 슈가를 포토라인에 세워야 한다는 일부 여론의 강박적 분위기는 지나친 감이 있다. 포토라인은 혐의를 받는 취재원이 조사 기관에 출석할 때 취재단이 사진을 촬영하고,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임시적으로 머무는 공간이다. 한국에만 있는 이 취재 문화는 언론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넓히는 데 기여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포토라인이라는 공간 자체가 사실상 ‘여론 재판’의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피의자의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포토라인에 선 취재원은 고개를 숙여야 하는 죄인이 되는 현실이다. 그런 부정적 프레임을 가진 포토라인에 중대 범죄 혐의도 아닌 슈가를 세우는 게 과연 맞는 것일까. 더욱에 해외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촬영하는 머그샷과 포토라인을 구분하는 게 어렵다. 포토라인에 대한 슈가의 부담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슈가가 해명해야 할 몇 가지 쟁점은 존재한다. 먼저 사건 당시 음주 상태에 대한 설명이 부정확하다. 슈가는 소속사를 통해 "맥주 한 잔만 마셨다"고 밝혔지만, 경찰에 따르면 당시 슈가는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에 해당되는 수치다.

단 이동 기기에 대한 보도는 슈가 측의 거짓말이 아닌 오보로 밝혀졌다. 앞서 JTBC는 슈가가 킥보드를 몬 것이 아니라 전동 스쿠터를 몰았다고 보도했고, 대중은 슈가가 "킥보드를 몰았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오해, 괘씸죄가 추가돼 더욱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슈가가 운전한 운행 기기를 혼동한 건 경찰이었다. 경찰은 슈가의 미니 전동 스쿠터를 전동 킥보드로 인지해 먼저 언론에 알렸다. 실제 슈가가 운행한 제품은 온라인 몰에서 ‘접이식 전동 스쿠터’와 ‘접이식 전동 킥보드’ 함께 검색돼 판매되고 있다.

사건 당시 슈가가 운전한 운행 기기는 일반 개인형 이동 장치(PM)로, 바퀴는 10인치, 무게 25kg이다. 출퇴근용 미니 전동 스쿠터에 가깝지만 JTBC는 실제 슈가가 몬 스쿠터와 다른 모델, 마치 오토바이인 것 처럼 보도해 불필요한 논란을 부추겼다.

처벌 수위를 예상하는 보도도 실제와 크게 다르다. 소형 전동 스쿠터로 인한 사건, 사고의 경우 사람 사고나 기물 파손 등이 없고 초범인 경우 양형 기준 최대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그친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슈가의 사건이 ‘최대 5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중대 범죄인 마냥 보도했다.

슈가를 둘러싼 논란은 이처럼 여러 면에서 과도하다. 킥보드라는 표현을 쓴 건 애초 경찰이었음에도 하이브가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됐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방탄소년단이 일으킨 K팝의 기적을 찬양하던 언론은 비록 일부지만 순식간에 ‘징역 5년’을 운운하는 마녀사냥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대체 누구를 위한 비판, 아니 망신주기일까.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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