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기차 화재, 혐오로 이어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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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전기차를 마치 움직이는 시한폭탄처럼 대하는 것 같아요. 공공의 적이 된 기분이네요."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전기차 공포'가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한 전기차 차주는 "평소에 안 그래도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전기차를 구매한 소수가 충전을 빌미로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그간 억눌린 감정들이 전기차와 차주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표출되는 양상이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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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전기차를 마치 움직이는 시한폭탄처럼 대하는 것 같아요. 공공의 적이 된 기분이네요.”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전기차 공포’가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중고차 플랫폼에는 전기차 매물이 늘고 전기차는 안 받겠다는 중고차 업체도 나왔다. 전기차에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은 차량과 차주를 배척하기 시작했다. 일부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금지한다’는 팻말을 내걸었고, 출근길에 회사 주차장 출입을 거부당했다는 차주들의 사연도 전해진다.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이 분노와 비난의 대상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이다. 그러나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고 책임의 주체도 불분명해 지금은 이 분노와 비난의 감정이 전기차와 차주들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한 전기차 차주는 “평소에 안 그래도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전기차를 구매한 소수가 충전을 빌미로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그간 억눌린 감정들이 전기차와 차주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표출되는 양상이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금의 불안과 분노를 전기차 차주들에게 표출하며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다른 화재의 책임까지 묻는 것은 가혹하다. 이번 인천 지하 주차장 화재의 발화점은 전기차였지만, 불길이 확산하며 주변 차량을 집어삼킨 것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전기차 화재는 상대적으로 진압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내연기관차라고 해서 화재에서 100%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지난해 기준 차량 1만대당 화재 건수는 내연기관차가 1.9건, 전기차는 1.3건이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다. 국내에서도 전기차는 관련 통계가 공식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불과 7년 만에 60만대를 돌파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앞으로도 차량 화재 문제는 차종을 불문하고 계속 발생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차량과 배터리, 충전기, 주차장 소방 시설 등 모든 분야를 철저히 점검하고 주체별 책임 소재 범위를 명확히 정해 차주들의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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