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투자 권유 그만 받고 싶어요”…이통사는 ‘이것’과 전쟁 중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4. 8. 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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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챗GPT]
불법 스팸 메시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대량문자전송자격 인증제를 도입하고, 이동통신회사는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스팸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팸 문자 신고 건수는 2억1750만회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스팸 문자 신고 건수가 4억회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3870만건에서 2023년 2억9540만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최대 규모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스미싱 문자 건수도 2022년 3만7000건→2023년 50만건→2024년 상반기 88만건으로 증가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 달 평균 스팸 문자 건수가 3372만건으로 지난해(2462만건)과 비교해 36.9%나 늘어난 사실을 확인했다. 국민의 절반이 스팸 문자를 받은 셈이다. 그러면서 스팸 재난의 원인을 규명하고 개인정보 유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지어 방통위도 피해를 겪었다. 지난 3일 방통위가 사용하는 전화번호 중 하나로 아르바이트를 구인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됐다. 방통위와 계약을 맺은 문자재판매사가 해킹을 당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방통위가 지난 6월 1일부터 대량문자전송자격 인증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했지만 스팸 메시지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분위기다. 대량문자전송자격 인증제는 대규모로 문자를 전송해 주는 문자재판매사업자가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이통사를 비롯한 문자중계사업자로부터 전송자격 인증을 받아야만 광고성 문자를 발송할 수 있도록 정한 제도다. 불법 스팸을 발송한 사실이 발각되면 발송 정지와 같은 패널티를 받는다. 사후 제재에 그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 연합뉴스]
이에 이통사들도 스팸 메시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팸 스팸·스미싱 메시지 필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3억4000만건의 스팸, 약 474만건의 스미싱, 약 34만개의 음성 스팸 번호를 차단했다.

SK텔레콤의 대표적인 통화 애플리케이션 ‘T전화’를 사용하면 수·발신 전화번호의 스팸 유형과 정보를 이용자에게 보여 준다. T전화를 통해 확인이 불가능한 전화번호는 스팸일 확률이 높다. 아울러 ‘T스팸필터링’ 앱을 설치해 스팸·스미싱 전화번호 및 문자열을 차단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KT도 ‘마이케이티’ 앱에 스팸 차단 서비스를 직접 조회·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직접 스팸 전화번호와 문구를 설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자 및 메신저로 오는 불법 웹사이트 주소(URL)를 차단하고 주의 여부를 안내하는 ‘스미싱지킴이’ 서비스도 마이케이티 앱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스팸 알림 AI 보이스피싱 탐지 앱인 ‘후후’와 함께 최신 스팸 정보를 제공 중이다.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기 수법을 알려 주는 통신사기주의보와 이용자 피해 예방 가이드를 제공해 고객들이 빠르게 변하는 범죄 유형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부적으로 대량 문자 발송 정책을 강화했다. 먼저 사업자를 대상으로 삼진아웃제를 도입했다. 1차 위반 시 60일 전체 계정 정지, 2차 위반 시 120일 전체 계정 정지, 3차 위반 시 해당 연도 전체 계정을 정지해 메시지 발송을 중지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악성 스팸의 경우 확인 즉시 발신 번호와 아이디를 차단하는 신속한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피해 방지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의 ‘U+스팸 차단’을 통해 수집한 스팸성 전화번호·문구·URL·앱 등의 정보와 KISA의 모니터링 신고 내용 및 경찰청 신고 데이터를 모아 AI와 머신러닝기술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식이다.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통신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과 시스템 정교화 진행을 지속하겠다”며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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