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교사가 113년 전 본 한국…안중근 의사와 형제들 사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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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여성들이 길거리에서 외간 남성과 말하는 것을 금하기 때문에 가시적인 표현으로 장옷 가장자리를 입으로 단단히 물고 다닌다."
113년 전 한국을 방문한 독일 천주교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아빠스는 촬영한 사진 '서울 근교 할머니, 베버 1911'에 이렇게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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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에서는 여성들이 길거리에서 외간 남성과 말하는 것을 금하기 때문에 가시적인 표현으로 장옷 가장자리를 입으로 단단히 물고 다닌다."
113년 전 한국을 방문한 독일 천주교 신부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아빠스는 촬영한 사진 '서울 근교 할머니, 베버 1911'에 이렇게 첨언했다.
이 사진에 담긴 할머니는 모시 치마를 입고 버선 발에 징신을 신었다. 할머니가 머리 끝까지 덮어쓴 장옷은 초록색 명주로 만들어졌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12일 서울 장충동 성 베네딕도회 서울수도원에서 조사성과 보고회에서 이 사진을 비롯해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사진 1874점을 공개했다.
재단은 2021~2022년 한국교회사연구소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사진에 대한 실태조사와 사진 이미지 고도화 작업과 조사자료 분석을 실시했다.
이 보고서에 담긴 한국사진들은 1909년 이래 한국에 파견됐던 성 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촬영했다.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이 기록한 한국 근대 시각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공개된 사진에는 선교사들이 운영한 학교 교육 모습, 근대 성당 건축 초창기 모습은 물론, 성곽과 사찰 등 변하거나 사라져간 우리 문화유산의 원래 모습, 한복을 입은 당시 한국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지금부터 110여년 전 독일 베틱토수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이방인들에게는 굉장히 낯설고 아주 신기한 여러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겼다"며 "이러한 사진들은 지금은 다 없어진 우리 생활 또는 풍속 문화에 대한 사진이라서 오늘날 우리가 봐도 굉장히 낯설고 좀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지금은 없어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다시 살펴보고 그때를 회상할 수 있다"며 "오늘날 어떻게 이것이 이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자료"라고 덧붙였다.
공개된 사진 중에는 뤼순 감옥에 수감 중인 안중근 의사와 안중근 의사 형제들 모습이 담긴 사진들도 있다. '이토 공작 암살자 안중근 혈제들과 빌렘 신부'라는 설명이 적힌 사진에는 안정근, 안공근이 빌렘 신부와 사진관에서 촬영한 모습이 담겼다.
구요비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교회사연구소 총대리 주교는 "특별히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아빠스가 직접 황해도 안중근 의사의 생가를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어 그 집을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다"며 "안중근 의사가 순국하기 직전 여순 감옥에서 선교사 빌레 신부가 안중근 의사를 면회하고 고해성사를 받고 종부성사를 하는 그 역사적 현장사진을 우리에게 전해줘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베버 총아빠스는 당시 최신 기술 '오토크롬'을 사용해 천연색 사진을 남겼다. 이는 한국 사진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장옷입은 할머니와 손주들, 청계리의 아이들, 해주 신광사 오층석탑, 혜화문 등 44장이다.
오토크롬은 1903년 특허를 받아 1907년 상용화된 유리판을 지지체로 사용하는 천연색 투명 사진이다. 컬러 필름이 출시된 1932년 이전까지 주로 활용된 초기 천연 사진 기술이다.
특히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자료를 발굴함은 물론, 천연색 사진을 통해 원래 색을 알 수 있다.
같은 주제 사진을 네거티브 유리건판, 랜턴 슬라이드, 오토크롬, 필름 등 여러 매체로 제작한 예들은 비교를 통해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기존에 소개됐던 일부 사진도 그 원판을 직접 촬영해 이미지 고도화 작업을 통해 원래 모습을 최대한 복원했다.
재단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 조사한 한국사진들을 재단 웹사이트 대국민서비스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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