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송, 미화 일색”...언론·시민단체, KBS 이승만 다큐 방영 반발

최성진 기자 2024. 8. 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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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이 오는 15일 방영 예정인 이승만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과 관련해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사월혁명회, 정의기억연대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방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등은 12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KBS는 최근 광복절 기획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을 구매하고 방영을 준비하고 있다"며 "친일을 잊고, 독재를 부정하는 자들이 공영방송에 그 억지 주장을 내보내려는 시도가, 10여년 만에 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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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한국방송(KBS)이 오는 15일 내보낼 예정인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 방영 취소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한국방송(KBS)이 오는 15일 방영 예정인 이승만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과 관련해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사월혁명회, 정의기억연대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방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등은 12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KBS는 최근 광복절 기획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을 구매하고 방영을 준비하고 있다”며 “친일을 잊고, 독재를 부정하는 자들이 공영방송에 그 억지 주장을 내보내려는 시도가, 10여년 만에 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영화의 역사왜곡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파나 독재자로 평가받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고, 대한민국 건국은 이승만 한명의 지대한 업적이라는 일방적 주장을 펼친다”며 “독립운동, 건국, 산업화 등 이 모든 것들이 이승만의 공이라는 것으로 최소한의 균형감각과 성찰 없이 오로지 칭송과 미화 일색”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이승만 다큐가 4·19혁명과 제주4·3, 여순사건 등 이미 법으로 정립된 한국 근현대사 전반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해당 다큐와 관련해 “3·15부정선거나 4·19혁명은 밑에 사람들이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며, 대통령의 하야는 ‘위대한 결단’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주4·3과 여순사건은 남한 내 좌익세력이 주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건설을 방해한 사건으로 규정한다”며 “이미 국가 차원에서 정립된 역사를 명백히 뒤집는 내용이다. 이러한 것을 다큐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이들 단체는 KBS 회사 쪽이 실무자의 반발을 무시한 채 임원급인 본부장이 직접 문제가 심각한 대목만 편집해서 방영을 결정한 사실에 비춰볼 때, 이는 공영방송의 역사 프로그램을 장악하려는 극우의 시도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의 이번 사태가 KBS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3대 역사기관장에 독립기념관장까지, 모두 뉴라이트 계열로 앉혔다”며 “윤 정권은 비뚤어진 역사관으로 대한민국의 정신적 뿌리까지 바꿔치기 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우리는 KBS에 엄중히 촉구한다. 당장 기적의 시작 방영 결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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