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해외 시장 공략 속도…중국은 글로벌 캐즘 속 ‘나 홀로’ 성장
글로벌 전기차 성장 둔화 국면 속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올해 1~6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를 집계한 결과 중국 1위 업체인 비야디(BYD)는 10만1000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3만9000대 판매)보다 156.3%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12일 밝혔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모두 55만2000대를 팔아 전년 동기(59만5000대) 대비 7.1% 역성장했다.
이로써 비야디는 중국을 뺀 세계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5%에서 이번에 3.6%까지 끌어올렸다.
2011년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업체 지리자동차도 빠른 속도로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출시와 함께 베스트셀링 순위권에 들며 성공적으로 유럽 시장에 안착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의 활약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6.3%이던 세계 시장(중국 제외) 점유율이 올해는 같은 기간 6.9%까지 올라갔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전기차 수요는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양상이다. 유럽 최대이자 세계 3위 규모인 독일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시장분석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약 410만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약 470만대보다 13%가량 적었다. 올해 상반기 생산량은 약 21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 감소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주문이 급감한 탓에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야간작업을 없애고 공장 폐쇄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생산 일정을 미루는 식으로 유연한 전략을 구사 중인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달리 중국 업체들은 우회 수출이나 현지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유럽과 더불어 남미, 호주 등 신흥국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중국 전기차 내수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7월 신에너지차(NEV, 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9% 늘어난 87만여대에 이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에 올해 초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가솔린차 판매량은 26% 줄어 84만대에 그쳤다.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가솔린차를 넘어선 셈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외에도 (중국에 맞선) 각국의 자국 보호 정책들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돼 중국 업체들이 현지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재무여력이 약한 업체들은 구조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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