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 힘 실어준 4선 중진들 “김경수 복권 반대”

민서영·유설희 기자 2024. 8. 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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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4선 의원과의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한지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4선 중진의원들이 12일 한동훈 대표를 만나 일제히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에 반대한다”며 “대통령실에도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4선 중진들이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 의견을 밝힌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4선 중진인 한기호·김상훈·이종배·윤영석·이헌승·김도읍 의원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에서는 김 전 지사의 복권과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정치 현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화재 예방과 청년고독사 등 민생 과제도 함께 언급됐다.

오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한 대표의 김 전 지사 복권 반대 의견이) 당정 갈등이 돼서는 안 된다고 하는 얘기는 있었지만 다들 이구동성으로 복권 자체는 반대한다, 이런 의견이 대통령실에도 전달이 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지사의 범죄는) 중대 범죄고 그런 것이 결코 용납돼선 안 되고 본인이 거기에 대해서 일제히 반성을 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이걸 복권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 의원은 “의원들끼리 앉자마자 (김 전 지사는) ‘민주주의 파괴 사범이다, 복권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한 대표가 들어와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사면·복권 명단이 정해진 이후에는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4선 중진으로 오찬에 참석한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결정 전에 (대통령실에 반대)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니까 결정된 결과에 대해선 가타부타 얘기를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오찬에서 의견을 추가로 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선 중진들이 한 목소리로 김 전 지사 복권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주말 동안 측근들을 통해 김 전 지사 복권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한 대표는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 뜻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졌고 충분히 전달된 걸로 봐서 여기서 더 구체적인 말씀은 안 드리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전한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날 모인 4선 의원들은 친한계는 아니지만 계파색이 짙지 않은 의원들로 분류된다. 이날 윤재옥, 박대출, 박덕흠 등 친윤석열(친윤)계로 분류되는 4선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관련해선 ‘김 관장의 기자회견을 먼저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 참석한 의원은 “건국시기와 친일 인명사전에 올라온 인사 등에 대해 갖고 있는 본인의 개인적인 견해가 좀 확대 해석이 된 측면이 있지 않느냐. 기자회견을 보고 우리 입장을 정리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관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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