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가려고? 일본보다 무조건 한국 추천" 빈말 못하는 앤더슨, 이건 진심이다[인터뷰]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30)은 일본과 한국리그를 두루 경험한 선수.
고국 미국에서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웠고, 실제 빅리그 콜업 기회를 얻기도 했다. 2021시즌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뒀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아시아야구에 진출할 기회가 생겼다. 2022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계약했고, 그곳에서 두시즌을 뛰었다.
첫 시즌에는 13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3.60, 두번째 시즌에는 21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2.20의 성적을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첫 시즌보다는 두번째 시즌 성적이 확실히 나았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서 계속 도전하는 대신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일찌감치 SSG를 비롯한 KBO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일단 빅리그 진입을 노려보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
그런데 타이밍이 절묘했다. SSG가 시즌 초반 로버트 더거가 좀처럼 적응을 못하자 빠르게 대체 선수 찾기에 나섰고, 디트로이트에서 빅리그 콜업 기회를 얻기 힘든 상황이던 앤더슨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이번에는 그가 화답했고, 한국행이 전격 이뤄졌다.
히로시마에서 뛸 당시 일본인 여성을 만나 결혼했고,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장거리 부부로 떨어져 있던 그에게 한국행은 새로운 기회였다. 앤더슨은 "확실히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훨씬 더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송도에서 함께 지내던 아내는 현재 업무로 인해 고국 일본에 돌아간 상태. 앤더슨은 "아내가 없어서 나도 지금 집에 가고 싶다"고 웃으며 농담 했다.
그는 KBO리그 타자들에 대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 타자들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그리고 오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막상 오니 수준이 굉장히 높다. 상대팀은 아니지만 우리팀 최정이 KBO리그 최고의 타자라고 생각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한국에 오기 전,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서 아시아 행을 고민하는 선수들에게 KBO리그를 추천해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앤더슨은 "100%"라고 답했다. 그는 "일본보다 무조건 한국을 추천한다. 나에게는 여기서 경험한 야구가 더 좋은 것 같다. 내 야구에도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리그의 야구 자체도 재미 있고, 음식도 맛있고, 대우도 잘 해주며, 선수들에 대한 치료와 케어도 잘 이뤄진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훨씬 더 릴렉스한 것 같다. 나는 일본보다 한국을 추천하고 싶다"고 답했다.
리그 전반적인 수준, 특히 투수 수준이 KBO리그보다 NPB가 더 높다는 평가지만 사실 두 리그를 모두 경험한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 보면 KBO리그가 나은 환경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NPB는 육성 외국인 선수들도 있고, 보유 제한 풀이 넓어서 외국인 선수들끼리의 생존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반면 KBO리그는 구단별로 최대 3명씩만 보유 가능한데다, 외국인 선수들의 가족까지 살뜰히 챙기고, 주거, 통역, 야구장 밖 생활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구단이 엄청난 노력과 성의를 기울인다. 물론, 성적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KBO리그도 냉철하지만 환경 자체만 놓고 보면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 2시즌간 뛴 앤더슨도 이런 부분에서 KBO리그를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빈말을 전혀 하지 않는 앤더슨이지만, KBO리그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진한 진심이 묻어났다.
미국, 일본에서 선발과 불펜을 두루 경험했던 그는 의외로 불펜을 조금 더 선호한다고 한다. 앤더슨은 "개인적으로는 불펜이 조금 더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어쨌든 공을 던지는 것은 똑같다. 불펜으로 나가도 일주일에 6이닝 던지는거고, 선발로 나가도 일주일에 6이닝 던진다고 생각하면 비슷하다"며 웃었다.
지난 5월초 SSG 합류 이후 3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15경기에서 8승1패 평균자책점 3.11의 준수한 성적. 초반에는 불펜에서 다시 선발용 투구수를 만드느라 빌드업 과정이 필요했고 적응 시간도 필요했지만, 이제는 꾸준히 6이닝 이상을 던져주는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앤더슨은 "신체적인 것은 다 괜찮은데 확실히 체력적인 부분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일단 부상 없이 끝까지 잘해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코칭스태프는 돌아오는 주말 앤더슨의 등판 간격을 조정하며 휴식을 줄 예정이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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