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밥', 어남선생 레시피는 오지서도 통할까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현지 식문화 교류를 내세운 '정글밥'이 베일을 벗는다. 론칭 단계에서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내세웠다. 정글에서의 생존이 아닌 식문화 교류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 '정글밥'이 지금까지의 논란을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글밥'은 원시 부족의 야생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한식 문화를 정글 구석구석 전파하는 글로벌 식문화 교류기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정글의 법칙', '공생의 법칙', '녹색 아버지회'를 연출한 김진호 PD가 연출을 맡았고 '녹색 아버지'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류수영을 비롯해 서인국, 유이, 이승윤 등이 출연한다.
김진호 PD와 류수영, 서인국, 유이, 이승윤은 12일 서울 양천구 SBS홀에서 제작 발표회를 열고 새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지 식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나선 건 '어남선생' 류수영이다. 류수영은 "오지에서의 생활은 제 버킷리스트였다. 식재료를 만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다녀오니 사람들이 더 기억이 난다. 문명권은 아니지만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저희가 장을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시장에서 파는 재료가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그럼에도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가장 큰 걱정은 맛이 없으면 어떡하냐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다른 출연진들 역시 류수영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케미를 예고했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이승윤은 류수영의 대학 동기로 26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준 '찐 부부' 케미를 예고했다. '월드 게이'로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서인국은 류수영의 오른팔로 든든한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촬영을 위해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준비한 홍일점 유이는 바다 사냥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인천 인어의 매력을 뽐낼 계획이다.
다만, '정글밥'은 프로그램 론칭 과정에서 유사성과 아이디어 도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논란을 제기한 건 '정글의 법칙'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는 김병만. 2011년 '정글의 법칙' 아프리카 편을 시작으로 2021년 '정글의 법칙 스토브리그'까지 11년 간 정글 시리즈를 이어온 김병만은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지난 2월 정글 생존이 아닌 체험과 힐링을 테마로 한 '정글의 법칙' 스핀오프를 해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밝히며 '정글밥'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SBS는 "'정글밥'은 2023년 8월 '녹색 아버지회'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시장에서 산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국의 맛을 재현해 내는 류수영을 보고 영감을 얻은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도용 의혹을 부인했다. 김병만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이전인 1월 말 편성을 확정 짓고 제작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김진호 PD는 제작 발표회에서 다시 한번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김 PD는 먼저 "서운함과 안타까움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10년 동안 '정글의 법칙' 수장으로 있어 준 김병만 씨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정글의 법칙'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저도 있었다. 업그레이드한 버전, 생존이 강화된 버전 등을 생각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7월 '녹색아버지회'를 촬영할 때 류수영 씨가 맛있는 라면을 끓여주면서 시작했다. 해외에서 요리를 해보면 어떨까 하다가 제가 오지에 가본 경험이 있어서 오지에서도 한식이 통하는지를 도전하는 프로그램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글이나 오지를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은 많지만 우리는 생존이 아니라 식문화 교류를 한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프로그램을 기획한 배경과 '정글의 법칙'과의 차이를 설명했다.
김진호 PD는 "김병만 씨도 유튜브에서 웃으면서 편하게 이야기하셨더라. 괜찮을 것 같다. 김병만 씨도 새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걸 진심으로 응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PD의 말처럼 김병만은 논란이 불거진 뒤인 지난 5월 9일 자신의 유튜브에 정순영 전 SBS 예능국장을 초청해 이번 논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병만은 "'김병만vsSBS'는 완전히 와전된 것이다. 미련이 깊은 만큼 서운한 감정이 컸던 거다. 같이 형제 처럼 지냈던 PD와 여러 회의를 하면서 다시 정글을 하는거 아닌가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가 착각하고 있던 것 같다. 거기서 '정글은 안 합니다'라고 했으면 저도 '알겠다'고 했을 것"이라고 상황을 정리했다. 김병만은 현재 기존 '정글의 법칙' 스태프와 함께 '김병만의 정글 크래프트'를 제작 중이다.
'정글밥'은 13일 오후 10시 2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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