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염에 타들어가는 제주 당근밭, 파종해도 발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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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시 구좌읍 당근밭, 3주가량 비가 오지 않고 연일 밤낮으로 이어지는 폭염에 흙이 바싹 말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구좌읍 당근밭 현장을 찾아 농업인들과 초기 가뭄 대책을 논의했다.
당근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농업 용수 수급 등 가뭄 해소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달라"며 또 농작물재해보험 제도 가입 조건 완화와 자조금 확대 지원 등을 제주도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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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고성식 기자 = 12일 제주시 구좌읍 당근밭, 3주가량 비가 오지 않고 연일 밤낮으로 이어지는 폭염에 흙이 바싹 말랐다.
지난달 당근 씨앗을 심어 파종했지만, 고온의 땅 온도에 싹이 대부분 돋아나지 못한 상태다.
일부 난 싹들도 힘없이 말라가고 있다.
농민들이 연신 물을 뿌려봤지만, 농경지를 충분히 적시기에는 역부족이다.
올겨울 수확하는 당근은 지난달 중순부터 현재까지 농경지의 40%가량 파종이 이뤄졌다.
하지만 대부분 이처럼 싹이 잘 나지 않는 초기 가뭄 피해를 겪고 있다.
이달 말까지 가뭄이 지속된다면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 다른 월동채소도 피해가 우려된다.
양배추와 브로콜리는 이달 육묘 이후 9월까지 싹을 밭에 옮겨심는 정식이 이뤄진다.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가 올해부터 파종 이후 출현율(발아상태) 50% 이상이면 가입하도록 가입 조건이 강화돼 가뭄 등으로 발아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보험 가입도 어려워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예전에는 파종만 하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이 가능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구좌읍 당근밭 현장을 찾아 농업인들과 초기 가뭄 대책을 논의했다.
당근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농업 용수 수급 등 가뭄 해소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달라"며 또 농작물재해보험 제도 가입 조건 완화와 자조금 확대 지원 등을 제주도에 건의했다.
올해 월동채소 예상 재배면적은 당근 1천300㏊, 양배추 1천784㏊, 브로콜리 1천180㏊, 콜라비 327㏊, 비트 125㏊ 등이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농작물은 물론, 가축과 양식 어류도 폐사하는 등 피해가 1차 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축산 분야에서는 현재까지 돼지 1천462마리, 닭 1천700마리가 무더위에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폭염은 제주 바다도 들끓게 하고 있다.
제주도는 고수온 주의보를 심각 수준으로 격상했다.
11일 오후 기준 제주 연안 평균 표층 수온은 29.6도로 고수온 경보 기준인 28도를 넘어섰다.
지난 9일 기준 도내 25개 양식장에서 폐사한 광어는 약 5만1천여마리(35.1t)에 이른다.
제주도는 폭염 대책 전담팀을 가동해 폭염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전담팀에서는 농업과 축산, 수산 관련 부서들이 현장 점검반과 합동대응반을 편성해 피해 예방 활동을 추진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폭염 장기화에 따른 초기 가뭄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농축수산 분야 재해대책 상황실을 본격 가동하고 비상근무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현장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신속히 처리해 농가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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