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상 손현주, 김명민 손잡고 복귀 “세상 떠난 친형에게 창피하지 않게”[종합]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배우 손현주이 배우 김명민과 함께 부성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복귀했다.
8월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연출 유종선)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유종선 감독, 배우 손현주, 김명민, 김도훈, 허남준, 정은채가 참석했다.
이날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아버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지난 3월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 이후 5개월 만에 돌아온 손현주는 올곧은 신념과 따스한 성품을 겸비한 판사 송판호를 연기한다. 송판호는 오점 없는 성공적 인생을 살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범죄자가 된 아들 송호영(김도훈 분)을 지키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는 인물이다.
손현주는 "촬영을 꽤 오래 했다. 저 역시도 기대감이 굉장히 크다. 어떻게 표현됐을까 궁금하다. 유종선 감독이 편집을 잘해줬을 거다. 저 역시 오늘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1회를 볼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출연 계기에 대해 "사무실을 통해 대본을 받았다. 이스라엘 원작이었고 미국판으로 리메이크가 됐고 한국에 와서 한국식 '유어 아너'가 촬영됐다. 대본이 일단 재밌었고 유종선 감독, 표민수 감독 등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상대역 김명민에 대한 두터운 신뢰도 드러냈다. 손현주는 "무엇보다 제 옆에 있는 김명민 씨. 김명민 씨랑 꼭 한 번 연기해 보고 싶었다. 이번 작품이 처음인데 왜 미리 못 만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다시 한번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회부터 10회까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김명민 씨가 어떻게 바뀌었고, 바뀐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유심히 봐주시면 '유어 아너'가 완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현주는 "물론 우리 아들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어떻게 발전하는가를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물론 정은채 배우는 말할 것도 없다. 여러 가지가 합쳐진 드라마다. 김명민 씨에 대한 믿음감이 있었다. 계속 진행이 되면, 도망만 안 가면 한 번 더 같이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명민은 "제가 어딜 도망가겠나"라며 웃었다.
김명민은 차가운 심장의 소유자이자 잔인한 우원시 조직 보스 김강헌으로 분한다. 드라마 복귀는 2021년 방영된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 이후 3년 만이다.
김명민은 "이 작품이 제작 기간이 좀 길긴 했다. 프리 프로덕션 기간이 1년 이상이었기에 촬영이 늦춰지며 이게 과연 촬영이 될까, 진행이 될까 했고 이렇게 방송까지 선보이게 돼 감회가 굉장히 새롭다. 그동안 여러 제작사 분들, 감독님, 배우 분들이 기다리던 기간이 플래시백으로 지나간다. 오늘 이렇게 첫 방송을 앞둔 지금이 저한테는 굉장히 뜻깊고 감회가 새롭고 너무너무 감동이다. 여기 계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김명민 역시 손현주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형님께서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다. 형님과 첫 작품이라는 것에 굉장히 설렘이 있었다. 항상 브라운관, 스크린에서 형님을 봐 왔지만 연기는 두 말 하면 입 아프고 진짜 괜찮은 사람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만나 보니까 기대 이상으로, 너무너무 미치도록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김명민은 "큰 산과 같은 사람이다. 제가 아프고, 좀 위로와 치유를 받고 싶을 때 산을 많이 갔는데 산이 절 그대로 품어줬다. 형님은 딱 그런 분이다. 연기적으로, 인간적으로 현장에서 그런 모습을 풍기시니까 현장이 아무리 지쳐도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아무 사고 없이 잘 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촬영 때 저보다 형님이 몇 배 더 힘들었다. 송판호가 극을 이끄는 인물이기에 형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굉장히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계신다. 항상 책임감을 갖고 집중하며 촬영하는 모습을 보며 연기적으로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을 수백 번도 했다. 정말 대단한 형님이고 형님과 촬영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형님이 불러준다면 꼭 또 같이 촬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로 재회하고 싶냐는 물음에 손현주는 "현대극이 아니라 사극을 해 보고 싶다. 김명민 씨는 이순신을 한 번 했고 전 '한산'에서 원균을 했다. 그래서 한 번 바꿔 보고 싶다. 저도 한 번 이순신 해 보고 김명민 씨가 원균 한 번 해 보고"라고 답했다. 김명민은 "전 바꿀 생각이 없다. 근데 형님께서 정 원하신다면 한 번은 고려를 해 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다음 작품이 아니라 다다음 작품을 같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3년 공백기 관련 질문에 김명민은 11일 나온 한 매체의 기사 제목(김명민, 3년 공백기에 뭐했나보니..둘째 아들 사망→교도소 출소 ('유어 아너)')을 언급했다. 김명민은 "아사모사하게 현실과 비현실을 썼던데 드라마 내용과 제 내용이 잘 맞아떨어지더라. 모르는 사람은 제가 3년 동안 교도소 갔다온 줄 알 것 같은데. 굉장히 참신했다"며 웃었다.
김명민은 "실제 아들이 하나 있는데 사춘기, 고3, 대학까지 가야 하는 시기였다. 아이가 좀 바보 같아서 모지리라고 부르는데 공부도 좀 늦게 시작해 사춘기를 맞았다. 그 시기를 같이 보내고 싶어 아이랑 같이 여행도 많이 다니고 외국 로드트립도 다녀왔고 공부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처음에는 몸이 좀 많이 근질근질하더라. 일을 하다가 한 달 정도 쉬니까 일하고 싶었는데 사람이 또 계속 놀다 보니까 계속 놀고 싶어 지더라. 간만에 '유어 아너' 촬영을 한다고 하니까 안 나던 다래끼가 눈에 나고 이상 반응이 나더라.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3년 동안 다시 돌아오지 못할, 후회 없는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위해 녹록지 않은 증량도 감행했다. 김명민은 "살을 6kg 정도 증량했다. 본의 아니게 교도소에서 옷 벗는 뒷모습 장면이 나오다 보니까 벌크업을 했다. 살도 찌우고 얼굴에서 풍기는 느낌을 위해 노력을 했다. 내면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김강헌답게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김강헌답게 연기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 밝혔다.
정은채는 권력자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우원지검 열혈 검사 강소영을 연기한다.
정은채는 "자신의 신념이 집중하며 앞만 보고 가는 검사 역을 맡았다. 두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해서 정말 팬심으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오늘 첫 방송인데 너무 기대가 되고 떨린다. 팬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와 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첫인사를 건넸다.
김도훈은 판사 부친 아래서 자라 한국대 수석 입학까지 한 수재 중 수재 송호영 역을 맡았다.
김도훈은 "송판호 판사의 하나뿐인 아들 송호영 역을 맡았다. 촬영이 끝난 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오늘 공개된다고 하니까 정말 떨린다. 한편으로 설레기도 한다. 많이 봐주시고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록의 대선배 손현주, 김명민과 처음 호흡을 맞춘 소회도 밝혔다. 김도훈은 "정말 너무 많이 배웠고 늘 촬영장에 가는 게 설��다.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손현주 선배님이랑 연기하며 최고의 연기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분 다 연기를 잘하시지만 미묘하게 느낌이 달랐다. 현주 선배님은 절 온전히 받아주시는 스펀지 같았고 명민 선배님은 명확하게 연기적으로 꿰뚫어 주시는 날카로운 송곳 같았다. 집에서 대본 보며 차마 못 느꼈던 것들을 선배님들 덕분에 끄집어낼 수 있었고 많이 배웠다. 선배님들과 연기하고 집에 돌아가면 항상 노트에 배운 것들을 썼다"고 덧붙였다.
허남준은 극 중 우원그룹 회장 김강헌(김명민 분)의 첫째 아들 김상혁 역을 맡았다. 자신과 배다른 형제였던 이복동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무자비한 복수를 시작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자인 아버지 김강헌의 평정심마저 뒤흔들어 놓는다.
생애 첫 제작발표회 참석이 예정됐던 허남준은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명민은 제작발표회 오는 길 허남준과 통화를 했다며 "슛이 딱 들어가면 미친놈이 돼 버리는 배우다. 심성 자체가 준비를 끝까지, 마음속으로 잘해 보려고 하는 게 있더라. 막상 카메라 돌아가면 완전 다른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모든 배우가 그렇지만 남준이는 특히 더 그랬던 것 같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극에 맞는 사람이 돼 캐릭터를 연기했다. 순수함, 겸손함 속 나오는 에너지가 폭발적인 배우라는 칭찬을 꼭 해 주고 싶다. 도훈 배우도 마찬가지고, 여러분은 남준이가 앞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종선 감독은 "배우들이 말해 준 것처럼 대본이 정말 좋았다. 두 분(손현주, 김명민) 연기를 찍을 때 짜릿한 순간이 많았다. 원작이나 다른 리메이크작은 아무래도 아들을 보호하려는 판사의 입장을 따라갔다. 저희는 판사를 신이 놀리는 것만큼 김강헌 회장도 놀리고 있는 것 같더라. 판사에게 '네가 어디까지 정의로울 수 있겠어?'라고 놀리고 있다면 김강헌 회장에게는 '네가 아무리 논리적이라고 생각해도 깡패야'라고 놀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이 계속 부딪히는 연기를 했는데 그때마다 서로에 대한 분노감이 깊어지지만 자신에 대한 자괴감도 깊어지는 게 신을 거듭하며 보였다. 실제로는 두 분 다 농담도 잘하는 유쾌한 분인데 점점 캐릭터가 깊어지니까 조금씩 자제를 하며 연기했다. 저도 같이 깊어지는 느낌이 들더라. 배우 분들은 촬영을 끝낸 지 조금 됐지만 전 제작하는 입장이라 캐릭터들의 몸부림, 감정에 압도된 상태다. 그런 모습들을 시청자 분들과 빨리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종선 감독은 김도훈에 대해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싶은데 디카프리오 청춘 시절을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했다"며 "'로미오와 줄리엣' 시절의 디카프리오"라고 극찬했다. 이어 "정은채 씨를 선두로 다른 배우 분들, 여성 캐릭터들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균형감 있는 부분들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현주는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친형 손홍주 씨를 추모했다. 고(故) 손홍주 씨는 생전 서울신문 출판사진부기자, 한겨레신문 편집국 사진부기자를 거쳐 씨네21 사진부 선임기자로 재직했다.
손현주는 "'유어 아너'는 잊지 못할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재작년부터 이야기가 나오고 제작이 된 드라마인데 그때 제 친형이 이 드라마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친형과 제가 나이 차가 별로 안 나는데 이 촬영을 할 때 6월 말에 갑자기 먼저 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방송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저의 편이었다. 근데 저희 형이 먼저 갔다. 물론 형한테 사진도 찍혀 봤고 취재도 해줬지만 형이 그립다. 오늘부터 방송되면 위에서 제가 연기하는 것들이 헛되지 않게, '유어 아너'가 창피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형도 잘 봐줬으면 좋겠다. 형 보고 싶고 사랑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김명민은 손현주의 등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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