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과·알·세] 태양의 비밀 푸는 열쇠될까… 우주로 가는 `코로나그래프`
코로나 태양풍 근원지 연구 활용
태양 부근 온도·속도 촬영해 제공
태양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이 태양에 대해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태양 코로나와 태양풍 가속 두 가지 현상을 꼽을 수 있다.
태양 중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바깥 대기 영역인 '코로나'가 어떻게 태양 표면보다 훨씬 더 뜨거운지와 태양 코로나에서 불어 나오는 태양풍이 어디서부터 빨라지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 태양 천문학자들의 공통된 희망사항이다.
◇태양보다 더 뜨거운 태양 주변 코로나…왜?
우선, 태양 표면의 평균 온도가 6000도인데, 태양 바깥 영역에 해당하는 코로나의 평균 온도는 100만∼500만도로 태양 표면보다 더 뜨겁다. 이는 난로에 불을 피우면 난로보다 난로 주변이 더 뜨거워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는 물리학 법칙에 어긋난다. 태양 내부 핵의 열이 순서대로 전달된다면 표면이 코로나보다 온도가 더 높아야 하는 것이다. 어떤 원리가 작동해서 태양 바깥 대기인 코로나가 태양 광구보다 더 높은 온도로 가열되는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코로나가 뿜어낸 태양풍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코로나에서 뿜어져 나오는 태양풍의 가속 현상도 태양 천문학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또 다른 궁금증이다. 태양 코로나에서는 태양의 플라즈마가 끊임없이 불어 나오는 태양풍 현상이 존재한다. 코로나에서 방출된 초속 수십 ㎞의 태양풍은 태양 근처를 벗어나면서 초속 수백 ㎞로 가속돼 우주날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태양풍이 지구로 향하면 지구 자기장에 폭풍을 일으켜 지구 통신이나 전력망 등에 방해 요인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태양풍이 어디서부터 가속되지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코로나는 왜 온도가 높고, 태양풍은 어떻게 가속될까 라는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면 태양풍이 어떻게 생성되고, 어떤 방법으로 지구에 도달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코로나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빛나는 태양의 방해로 관측 힘든 코로나
일단 태양 코로나는 관측부터 쉽지 않다. 본체인 태양 광구보다 100만 배나 어두운 태양 코로나는 평소에 관측이 어려워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 관측이 가능하다.
개기일식은 자주 있는 게 아니어서 천문학자들은 인공적으로 태양을 원반 모양으로 가려 관측할 수 있는 특수한 망원경인 '코로나그래프'를 개발, 태양 관측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소호 위성에 장착된 라스코 코로나그래프와 스테레오 쌍둥이 탐사선에 장착된 코로나그래프가 각각 25년, 15년 이상 활동해 오고 있다.
◇한미가 손잡은 '태양 코로나 그래프', 숨겨진 비밀 풀어줄까
오는 10월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공동 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코덱스)가 발사될 예정이다. 한미 연구진이 오랜 글로벌 협력을 통해 개발한 코덱스에는 협대역 필터와 천문연의 픽셀 분리형 편광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이 때문에 태양 근처에서 태양풍이 세지는 태양 반경의 3∼10배에 이르는 영역에서 기존의 밀도뿐 아니라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관측해 2차원 영상으로 제공한다.
편광 카메라에는 편광 이미지 센서가 장착돼 있어 0도, 45도, 90도, 135도 등 네 개의 다른 각도에 대한 편광 성분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별도의 편광 필터나 휠을 사용할 때보다 시스템이 간단해 기기 운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유럽과 코로나 수수께끼 함께 푼다
코덱스는 10월 발사 이후 국제우주정거장(ELC-3)에 설치돼 90분 주기로 궤도당 최대 55분 간 태양 코로나를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운영 기간은 6개월에서 최대 2년 간이다.
코로나그래프 설치 이후 태양 가까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NASA의 파커 태양탐사선이나 유럽우주국의 솔라 오비터 등과 함께 태양 코로나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최성환 천문연 박사는 "코덱스는 한국과 NASA의 기술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합작품"이라며 "코로나그래프 개발을 통해 확보된 기술은 우주, 국방, 반도체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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