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잘되면 전세계서 뜬다”…콧대높은 유럽 패션, 신제품 들고 온다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4. 8. 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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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미·영국 바버 등
단독 신상품 잇단 출시
한국시장 ‘테스트베드’ 삼아
인기 확인되면 전세계 시판
바버 레인부츠. [사진 제공 = LF]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이탈리아 등지의 유명 브랜드들이 단독 신상품을 들고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K패션이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국내 소비자들의 트렌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유럽에서도 한국 시장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주목하는 모습이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젊은 세대에서 신명품으로 떠오른 프랑스 브랜드 ‘아미’는 올 가을·겨울 시즌 국내에서 단독으로 라운드넥 카디건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트 로고가 들어간 캐시미어 카디건은 아미의 대표 인기상품인데, 라운드넥 스타일로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미를 수입·판매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내년 봄여름에도 라운드넥 스타일 카디건을 더욱 활용해 레드 하트와 화이트 하트 가디건을 포함한 다양한 카디건 제품 출시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적극적인 시장조사와 설득으로 금번 가을 시즌 부터 라운드넥 카디건을 처음 도입했다”고 말했다.

앞서 아미는 지난해 봄여름 시즌 큰 사이즈의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를 국내에서 독점상품으로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해당 상품이 중국 고객들에게도 입소문을 타면서 각 매장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영국 브랜드 바버도 국내에서 다양한 독점 제품을 선보이며 종합 브랜드로 변신 중이다. 바버를 수입·판매하는 LF에 따르면 기존 남성 전문 클래식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했던 바버는 지난해부터 국내에 여성 타깃 논왁스 재킷, 남성 레인부츠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올해 상반기 바버 레인부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 급증했고 올해 첫 출시한 ‘남성 레인부츠’도 모두 팔렸다.

국내 시장에서의 제품 다각화에 힘입어 바버 브랜드 전체의 올해 1~7월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했다. 바버 관계자는 “한국 패션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는 본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 덕에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1월 스타필드 수원 내 메가스토어 오픈 당시에도 본사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국을 여러번 방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르메르 소프트 게임 백 블랙. [사진제공 = 삼성물산]
한국에서 인기를 검증받은 신제품을 브랜드 본사에서 글로벌 전역에 정식 출시하는 ‘역진출’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르메르는 블랙 컬러 ‘소프트 게임 백’을 글로벌 대상으로 정식 출시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해당 제품은 수입사 삼성물산이 국내 시장에서 블랙 계열 아이템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르메르에 제안해 국내에만 단독 출시됐다.
산타마리아노벨라 향수. [사진 제공 = 신세계인터내셔날]
8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뷰티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는 국내에서 처음 50ml 소용량 향수를 선보인 후 전세계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휴대용·선물용으로 작은용량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해당 제품이 인기를 끌며 높은 매출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해당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산타마리아노벨라는 수백 년간 고수해오던 100ml 향수 용기 사이즈와 디자인을 변경하고 지난 2020년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50ml 제품을 선보였다. 첫 출시 당시에는 한국 시장 한정 제품이었으나,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현재는 글로벌 시장으로 50ml 제품을 확장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50ml 용량은 산타마리아노벨라 전체 향수 매출 중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푸마는 최근 Y2K 열풍에 글로벌 인기를 얻은 스니커즈 제품 ‘스피드캣’의 대규모 글로벌 캠페인을 앞두고 올해 초 국내에서 이를 먼저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서울에서 열린 스피드캣 팝업에는 글로벌팀은 물론 중국, 대만, 홍콩 등 푸마 아시아 각 지사 헤드들이 직접 방문해 현장 분위기를 살피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한국 패션 시장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본사와의 소통과 역제안이 크게 늘었다”며 “국내 단독제품 출시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진행할 마케팅 반응을 먼저 살펴보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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