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포수? 박동원은 수비에 진심이다, 퍼펙트게임 실패·동점 홈런…박동원이 곱씹은 순간들

신원철 기자 2024. 8. 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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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지형들이 너무 잘해서, 솔직히 상 받고 싶은 게 있냐고 하면 수비상 받고 싶어요."

2년 연속 20홈런을 바라보고, 결정적 홈런으로 지난해 새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공격형 포수' LG 박동원은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여전히 '양강(두산 양의지, 삼성 강민호)'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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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원 ⓒ곽혜미 기자
▲ LG 박동원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형들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지…형들이 너무 잘해서, 솔직히 상 받고 싶은 게 있냐고 하면 수비상 받고 싶어요."

2년 연속 20홈런을 바라보고, 결정적 홈런으로 지난해 새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공격형 포수' LG 박동원은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여전히 '양강(두산 양의지, 삼성 강민호)'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한때는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는 것이 소원이었던 박동원인데 정작 수상 욕심은 내려놓은 것처럼 얘기했다.

골든글러브에 대한 속내가 어떤지까지 들여다 볼 수는 없어도, 박동원이 수비상에 진심이라는 것은 그동안의 대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타격에서 활약한 날들도 기억에 남겠지만 박동원은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들을 더 오랫동안 곱씹는 선수였다.

박동원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9회말 2사 1, 2루 기회를 살리는 역전 2타점 2루타로 LG를 구했다. LG가 2-3으로 끌려가던 가운데, 마무리 투수 이용찬을 상대로 볼카운트 0-2까지 몰렸다가 풀카운트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그런데 이날 인터뷰에서 박동원은 '극장경기를 했다'는 얘기에 의외의 답을 내놨다.

"오늘 우리 선수들이 집중력이 좋았다. 예전에 유명한 야구선수가, 투수의 템포가 호수비를 돕는다 이런 얘기를 했었다. 노마 가르시아파라 선수였던 것 같다. (손)주영이가 오늘 템포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선수들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에서 집중력이 좋았다. 손주영이 너무 잘 던져줬는데 솔직히 그때(7회 맷 데이비슨에게 동점 홈런 허용) 칠 것 같아서 볼 던지고 싶었다. 아쉽더라."

▲ 박동원 ⓒ곽혜미 기자
▲ 박동원 켈리 ⓒ곽혜미 기자

자연스럽게 인터뷰는 손주영의 투구 내용에 대한 얘기로 흘러갔다. 박동원은 3분이 지나서야 끝내기 상황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다. "2스트라이크 되는 순간 졌다 싶었다"며.

그러면서 박동원은 골든글러브에는 큰 욕심이 없다고 했다. 양의지와 강민호의 양강 구도가 너무 강력한데 자신은 포수 수비 이닝이 많다는 점 빼면 내세울 점이 없다고 했다. 대신 수비상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손주영과의 호흡을 먼저 언급한 대목에서 박동원이 수비에 얼마나 큰 신경을 쓰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박동원은 지난 6월 25일 케이시 켈리의 퍼펙트게임 도전을 함께했다. 켈리는 8회까지 퍼펙트게임을 이어가다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고 1피안타 무4사구 27타자 상대 완봉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박동원은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속상하다"며 "열받고 아쉬워서 욕했다. (안타)한 번에 다 무너진 것 같다"고 했다.

포수 수비에 대한 의욕을 보인 장면은 예전에도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커리어 하이인 22홈런을 기록한 2021년, 박동원은 수비 이닝이 부족해 포수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이듬해 스프링캠프에서 박동원은 자신이 포수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속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올해는 골든글러브도, 수비상도 가시권에 있다. 박동원은 12일 현재 91경기에서 698이닝에 출전해 10개 구단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기록하고 있다. 도루 저지율은 24.7%로 60경기 이상 출전한 14명 가운데 4위다. 지난해에는 양의지가 골든글러브와 수비상을 독차지했다. 올해는 박동원이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

▲ 박동원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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