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은 중년' 카운터테너 이동규 "카르멘·돈 조반니 도전하고 싶어"

18년 만에 앨범 '드림 퀼터' 발매…"오페라 연출도 해보고 싶어"

인터뷰 중인 이동규 (서울=연합뉴스) 카운터테너 이동규가 12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8.12 hyun@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카르멘도 정복해보고, 돈 조반니도 유혹해보고 싶어요."

JT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4'에서 준우승한 카운터테너 이동규(46)가 카운터테너에서 벗어난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8년 만의 정규 앨범 '드림 퀼터' 발매를 하루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이동규는 "왜 꼭 카운터테너들이 할 수 있는 역할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면서 "성별을 뛰어넘어 소프라노나 메조소프라노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오페라 무대에서 주로 악역을 맡았던 이동규가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오페라 '카르멘'과 '돈 조반니'의 주인공 역이라고 한다.

영웅 역할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이동규는 "'울게 하소서' 등 유명한 아리아가 많은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도 해보고 싶다"며 "주인공 리날도 장군의 영웅적이면서 로맨틱한 역할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시연 중인 이동규 (서울=연합뉴스) 카운터테너 이동규가 12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쿠르트 바일의 '저도 여기가 처음이랍니다'를 부르고 있다. 2024.08.12 hyun@yna.co.kr

새로운 도전을 위해 마흔 중반인 나이에도 꾸준히 훈련하고 체력 단련을 한다고 한다. 이동규는 "카운터테너는 수명이 짧다고 하는데 타고난 것만 믿고 이 일을 계속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에 체력 부족을 깨닫고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하고 체력 유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과의 경쟁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동규는 "팬텀싱어를 하면서 후배들보다 내가 더 낫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서 "오랫동안 훈련을 하다 보니 체력적인 면에서는 내가 훨씬 높더라. 꾸준한 훈련의 대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오페라 연출가의 꿈도 조심히 밝혔다. '한여름 밤의 꿈' 등 다양한 오페라에 출연한 이동규는 현장에서 보고 배운 연출력을 실전에서 활용해보고 싶어 했다.

그는 "대학에서 오페라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몸을 담았기 때문에 연출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면서 "바로크풍 작품을 많이 했는데 (연출을 한다면) 좀 더 현대화된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 정말 좋아했던 연출가인 베리 코스키 옆에서 조연출을 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코스키에게 전화를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중인 이동규 (서울=연합뉴스) 카운터테너 이동규가 12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8.12 hyun@yna.co.kr

꿈이 많은 중년 이동규는 13일 '꿈을 누비는 자'라는 의미인 단독 앨범 '드림 퀼터'를 발매한다. 슈베르트의 '마왕', 포레의 '꿈을 꾼 후에', 비발디의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 등 12곡이 수록됐다. 28일에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도 연다.

이동규는 "슈베르트 '마왕'은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도전했다가 실패한 곡인데, 연륜이 쌓이니깐 이제는 쉬워졌다"면서 "'이동규의 노래'라고 박제하고 싶은 12곡을 선정해 앨범에 넣었다"고 말했다.

이동규의 단독앨범 '드림 퀼터'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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