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초통령의 힘···어린이들 함성으로 가득했던 아이브 콘서트
“저기...저 아이해봉(아이브 응원봉 이름)이 안되는데…”
11일 아이브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쇼우 왓 아이 해브 앙코르(Show What I have Encore)>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KSPO돔) 2층.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어린이 둘이 검은 옷을 입은 중년의 안전요원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좌석을 점검하며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던 안전요원이 바로 멈춰서 친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블루투스 연결했어요?” “네!” “그럼 이따가 자동으로 켜질 거예요, 잠깐만 기다려요.”
이날 아이브 콘서트장을 채운 관객들의 상당수는 어린이들과 중장년 어른들이었다. 어린이들은 아이브 팬, 어른들은 그 어린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었다. 혼자 오거나 같이 ‘덕질’을 하는 팬덤이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중장년 관객은 거의 없는 다른 아이돌 콘서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콘서트가 끝날 때쯤에는 게이트마다 공연장에서 나오는 자녀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가득해 마치 초등학교 수업이 끝날 때쯤의 학교 앞 같았다. 초등학생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아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룹의 콘서트장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10개월 간의 월드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브의 앙코르 콘서트였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소녀’가 콘셉트인 아이브는 그룹의 색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곡 ‘아이 엠(I AM)’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록 버전으로 편곡한 ‘로얄(ROYAL)’, 신곡 ‘블루 하트(Blue Heart)’를 비롯해 히트곡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러브 다이브(LOVE DIVE)’ ‘애프터 라이크(Aftern LIKE)’ ‘해야(HEYA)’ ‘아이 원트(I WANT)’ 등 2시간 30분 동안 총 23곡을 선보였다.
히트곡이 많은 그룹답게 대부분 무대에서 떼창이 나왔다. 공연 중간 중간 목청껏 ‘OO야 사랑해!’ 라고 외치는 ‘아기 다이브’(아이브 팬덤 ‘다이브’ 중 어린이 팬들을 가리키는 말)들의 앳된 목소리에 어른 관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무대는 화려했다. 멤버들은 공연 초반부터 여러 차례 카트를 타고 2층 관객석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노래를 불렀고, 1층 관객들을 위해 직접 꽃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컨페티를 뿌렸다. 공연 중간에는 돔 천장에서 동화처럼 색색의 풍선 수천 개가 떨어지기도 했다.
유닛별 무대도 다양했다. 멤버 가을, 레이가 아리아나 그란데의 ‘세븐 링스’ , 니키의 ‘에브리 썸머타임’, 스파이스 걸스의 ‘워나비’를 커버한 무대를 꾸몄고, 원영과 리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의 OST인 맨디 무어의 ‘웬 윌 마이 라이프 비긴?’을 불렀다. 유진과 이서는 리틀 믹스의 ‘우먼 라이크 미’로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였다.
유진은 공연 말미에 “데뷔 초반이 스쳐 지나간다. 그때는 제가 이렇게 큰 공연장을 꽉 채우고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원영도 “10개월간 많은 무대를 했는데, 오늘이 제일 재밌었다. 다이브한테 많은 힘을 받았고 저도 그만큼 다이브들에게 힘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브는 내달 4~5일 일본 도쿄돔에서도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한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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