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의 음주 운전이 몰고 온 파장이 치명적인 이유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8. 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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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의 음주 운전을 둘러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음주 운전을 저질렀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여기에 금방 들통날 말들로 순간순간 상황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듯한 사후 대처는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슈가를 넘어 방탄소년단을 향한 신뢰에도 타격을 입혔다는 점이다.

슈가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거리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다 혼자 넘어진 채 발견됐다. 인근에 있던 경찰이 넘어진 슈가를 도와주러 갔다가 술 냄새를 확인하고 근처 지구대에 인계했고 지구대에서 슈가의 음주 측정이 진행됐다. 슈가는 경찰 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슈가는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곧바로 사과했다. 이들의 사과문에 담긴 사건 경위를 요약하면 슈가는 술을 마신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하기 위해 500m가량을 이동했다. 그러다가 집 앞에서 넘어졌고, 경찰에 의해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돼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빅히트 뮤직과 슈가의 사과문이 공개된 이후 논란은 커졌다. 슈가 측 '전동 킥보드'라고 표현된 이동 수단이 사실은 '전동 스쿠터'였고 500m 가량을 주행했다는 슈가 측 설명과 달리 CCTV에 포착된 슈가와 사고 지점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사건이 끝난 것처럼 범칙금과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고 서술한 것과 달리 경찰은 슈가를 소환조사할 예정으로 드러났다. 

이에 빅히트가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빅히트는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하이브의 의도와 별개로 많은 부분에서 슈가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사과문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대중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짧은 요약 속에서도 슈가 측이 공개한 사실과 실제로 드러난 사실에서 차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227%로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을 훨씬 웃돈 것으로 알려져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경찰은 슈가를 조만간 재소환해 조사할 계획으로, 관계자는 슈가 측과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빅히트 뮤직

슈가의 음주운전이 몰고 온 파장은 생각보다 크다. 방탄소년단을 향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논란이 될 만한 구설에 휘말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인 스타가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방탄소년단의 이미지는 그들의 음악이 가진 메시지와 어우러지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게 만들었다. 

유엔 무대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자"며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고 백악관에 방문해 혐오와 차별에 대해 논의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행동과 말이 힘을 얻었던 건 방탄소년단의 음악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자체가 보여주는 모습들이 이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현재 군백기에 들어가며 완전체 활동을 할 수 없지만, 전 세계 많은 팬들은 방탄소년단이 돌아와 다시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슈가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방탄소년단의 래퍼 라인 중 한 명인 슈가는 개인 활동을 할 때는 어거스트 디(August D)라는 예명을 썼다. '그룹 방탄소년단'으로는 담을 수 없는 슈가의 개인적인 사연과 때로는 거친 표현이 담긴 어거스트 디의 음악은 때로는 악동같은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지만, 이는 모두 음악적인 부분에서만 그랬다. 실제로는 동생들의 잔소리와 훈육을 담당하지만 뒤에서는 모든 것을 챙길 정도로 살뜰한 모습을 보이는 멤버로 알려졌다. 또한 후에 자선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고 불안하고 외로워하는 사람들에게 "같이 공부해 봅시다"라고 손을 내미는 멤버였다. 

그러나 슈가의 음주 운전은 방탄소년단을 향한 믿음을 저버렸다. 많은 사건 사고를 저지른 사람에게 또 하나의 사건이 추가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건실한 이미지를 쌓아온 방탄소년단에게 이번 사고는 더욱 크게 와닿을 수 밖에 없다. 방탄소년단 최초로 포토라인 앞에 설 가능성이 생긴 슈가는 지금껏 밝혀온 기준과 비전 역시 의심을 받고 있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슈가가 추후 방탄소년단 완전체로서 희망을 노래할 때 그 메시지에 힘이 실릴까에 대해서는 더더욱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방탄소년단을 향한 믿음에 처음으로 금이 간 시점에서 과연 그 균열이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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