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몸 관리 위해 숙소 생활’ 이웅희, “은퇴까지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아”

정지훈 기자 2024. 8. 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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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천안)]


팀 내 최고참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몸을 날리는 헌신적인 수비를 펼친다면, 팀 동료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 주인공은 1988년생 베테랑 센터백 이웅희다.


천안시티 FC는 11일 오후 7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26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천안은 3경기 무패(2승 1무)를 이어갔고, 홈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승리로 천안은 홈에서 첫 승을 거뒀다. 원정에서는 6번이나 승리를 따냈고, 홈경기에서도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유독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2위 전남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과 함께 홈 첫 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수원 삼성을 떠나 천안으로 이적한 툰가라였다. 4-4-2 포메이션에서 좌측 윙어로 나선 툰가라는 특유의 스피드를 살린 플레이로 천안의 공격을 이끌었고, 천금 같은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3분 명준재의 패스를 받은 툰가라가 중앙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렸고, 이것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리의 주역이 툰가라였다면, 묵묵히 후방에서 승리를 지킨 선수는 1988년생 베테랑 센터백 이웅희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천안시티의 유니폼을 입은 이웅희는 시즌 초반부터 김태완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 잡았고, 리그 22경기에 출전했다. 선발로 나선 경기는 팀 최다인 21경기다.


이날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이웅희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강영훈과 센터백 조합을 이뤘고, 후방에서 수비진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상대 공격수인 하남을 적절한 압박으로 막아냈고, 때로는 몸을 날리는 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날 이웅희는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1-0 승리를 지켜냈고, 천안은 모처럼 무실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기 후 김태완 감독은 “이웅희는 성실하고, 믿음직한 선수다.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선수다. 새로운 센터백도 왔는데, 호흡을 잘 맞춰줬으면 좋겠다. 나이에 비해 몸 관리도 잘한다. 모범이 되는 서수라 고맙게 생각한다. 은퇴할 때까지 계속 팀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며 확실한 믿음을 보였다.


이 말을 들은 이웅희는 취재진과 만나 “감독님과 구단에는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사실 천안에 온 가장 큰 이유는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로서 축구화를 벗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고, 저 역시도 감독님과 함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한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천안에서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은퇴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헛되이 보내고 싶지는 않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웅희는 천안에 진심이다. 1988년생의 최고참이지만, 몸 관리를 위해 숙소 생활을 자처하며 후배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한, 이웅희는 천안이라는 팀이 기틀을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이웅희는 “천안이라는 구단이 이제 만들어지기 시작한 구단이다. 귀감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축구장 안과 밖에서 모범이 되고 싶다. 베테랑이 좋은 행동을 하고, 길을 잘 걸어가야 후배들도 따라오게 돼있다. 목표가 있지는 않지만 이런 과정들이 튼튼해져서, 천안이라는 팀이 자리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답했다.


[천안시티FC 센터백 이웅희 인터뷰 전문]


-홈에서 첫 승 소감


아무래도 홈에서 첫 승을 늦게 한 것 같아서 너무 죄송했다. 첫 승을 하고, 팬들을 봤는데 너무 좋아해주셔서 기쁘기도 했지만 죄송한 마음도 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천안의 유니폼을 입었다. 어떤 마음가짐이었는가?


베테랑이라고 해서 어영부영 하려고 온 것은 아니다. 확실한 마음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왔다. 이적하면서 팬들에게 실점이 적은 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 시즌 실점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도 오늘 홈에서 무실점으로 귀중한 승리한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조금 늦긴 했지만 남은 홈경기에서 수비수로서 집중을 해서 실점을 줄이도록 하겠다.


-2위 전남을 맞아 헌신적인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제가 해야 할 것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베테랑이기 때문에 동료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팀에서 믿음을 받고 경기장에 나가는 만큼, 솔선수범하려고 한다.


-이번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선발 출전을 하고 있다. 천안에 왔을 때 이렇게 많이 뛸 것이라 예상했는가?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많이 뛸 줄은 몰랐다. 꼭 모든 경기에 뛰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팀에서는 제가 가장 많이 선발로 뛰고 있고, 시간도 많이 뛰고 있다. 과거에 많은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제가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일부러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FFT: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인가?) 몸 관리를 위해 집을 떠나 있다. 아무래도 아이도 있기 때문에 아내에게 미안함이 크다. 혼자 일을 다니면서 아이까지 캐어해주고 있어서 정말 미안하다. 그래도 아내가 이해를 잘 해주고 있어서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고,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좋은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은퇴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이왕 뛰는 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뛰려고 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아내에게는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다.


-팀 내 최고참인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신)형민이형이 팀에 있어서 최고참은 아니다. 두 번째 고참이다. 아무래도 제가 경험이 많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 팀이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분위기나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태완 감독이 믿음이 가는 선수이자,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에도 인연이 있었는가?


상무 시절에 인연이 있었다. 그때는 코치님으로 계셨기 때문에 제가 어떤 선수인지는 확실히는 모르셨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 제가 보여준 이미지나, 경기력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감독님과 구단에는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FFT: 김태완 감독이 은퇴하기까지 천안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가?(웃음) 사실 천안에 온 가장 큰 이유는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로서 축구화를 벗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고, 저 역시도 감독님과 함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한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천안에서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은퇴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헛되이 보내고 싶지는 않다. 계약 기간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


-은퇴 후 계획이 있는가?


저는 제2의 인생도 축구와 함께 하고 싶다. 최근 은퇴를 한 (고)요한이나, 다른 친구들을 만났는데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을 부러워하더라.(웃음) 가능하면 오래 선수 생활을 하라고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일단 은퇴 후에는 지도자를 꿈꾸고 있다. 라이선스는 B까지 땄고, 이후에 계속 준비할 생각이다.


-천안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목표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천안이라는 구단이 이제 만들어지기 시작한 구단이다. 귀감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축구장 안과 밖에서 모범이 되고 싶다. 베테랑이 좋은 행동을 하고, 길을 잘 걸어가야 후배들도 따라오게 돼있다. 목표가 있지는 않지만 이런 과정들이 튼튼해져서, 천안이라는 팀이 자리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 과정 속에서 이웅희하는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책임감 있게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선수로서 뿌듯할 것 같다. 천안의 기틀을 잡는데 기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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