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장의 부산행…딸깍발이 대법관에 "얼른 쾌차"

딸깍발이 조무제 전 대법관 요양 소식
서울에서 한달음에 찾은 법원행정처장

[부산=뉴시스] 조무제 전 대법관(가운데)이 병문안을 찾아온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왼쪽)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부산고등법원 제공) 2024.0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천대엽(60) 법원행정처장이 부산을 찾아 요양 중인 '딸깍발이 법관'으로 알려진 조무제(83) 전 대법관을 예방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천 처장은 지난 9일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요양 중인 조무제 전 대법관을 찾아 갔다.

이번 예방은 조 전 대법관이 2년 전 건강문제로 퇴임식도 하지 않고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을 들은 조희대(67) 대법원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천 처장을 통해 위로와 안부 인사도 전했다.

조 전 대법관이 부산에서 근무하던 시절 만든 '부산판례연구회'를 현재 이끌고 있는 김문관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송시섭 동아대 로스쿨 교수 등도 참석해 환담을 나눴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조 전 대법관은 입원 당시보다 건강이 호전돼 밝은 모습으로 천 처장 등 일행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법관은 천 처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법원이 발간하는 구술 총서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법원도서관은 2019년 채록한 조 전 대법관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법관의 길 조무제'를 발간했다.

천 처장은 "조 전 대법관은 사도법관 김홍섭 판사처럼 존경받는 살아있는 위인"이라면서 "사법부의 큰 어른이자 자랑인 조 전 대법관이 얼른 쾌차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조 전 대법관은 1970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2004년 대법관에서 퇴임했다.

특히 그는 1993년 첫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6400만원을 신고해 고위 법관 103명 중 꼴찌를 차지해 '딸깍발이 판사' '꼴찌 판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조 전 대법관은 1998년 대법관으로 지명될 당시에도 신고한 재산은 7000여만원이었다. 전세 보증금 2000만원짜리 원룸에서 대법원으로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랏돈이 허비되면 안 된다며 비서관을 두지 않고 혼자 업무를 처리했으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조 전 대법관은 또 1994년 창원지방법원장으로 승진할 때 당시 관행으로 받았던 전별금을 고사하다가 법원도서관 등에 기부했다. 법원 조정위원으로 재직할 때는 자신의 수당이 너무 많다며 자진 삭감을 요청하는 등 청빈한 삶을 살아왔다.

그는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첫 대법관으로 모교인 동아대 법대 석좌교수로 부임해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자신의 교수 월급을 매달 기부해 1억8800여만원을 모교 발전 기금 등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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