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배드민턴협회 등 전반 들여다봐야…체육정책 개혁 적기"(종합)
"개별작품 아닌 예술단체·축제 등에 지원…공연 안전 위해 공연법 개정"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이날 새벽 폐막한) 파리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자신들의 몫을 초과해 좋은 성과를 냈다"며 "지금이 체육 정책을 새롭게 다듬고 개혁하는 적기"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체부 정례브리핑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계속 이런 일(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선수의 대한배드민턴협회 관련 문제제기)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다만 유 장관은 "배드민턴협회 하나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체육 정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학교·생활·엘리트 등 체육 세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정리하겠다. 환경과 선수들이 바뀌었는데 그 변화에 따라간 데는 좋은 성과를 봤고 그렇지 못한 곳은 어려움을 겪었다. 촉매 역할을 정부 부처에서 해야겠단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날 브리핑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선수에 대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등과 관련한 경위 파악과 제도 및 보조금 집행, 운영 실태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조사단장인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오늘 협회에 공문을 보냈고 내일이나 모레 사무실을 차리고 조사를 시작한다"며 "협회부터 시작하고 안세영 선수는 귀국 후 휴식이 필요하니 시간을 두고 조사할 예정이다. 9월 중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안 선수와 협회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진상 파악이 아니라,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칼럼 내용을 인용하며) 공정과 상식에 기반을 둔 프로세스를 존중할 것인지, 과거처럼 결과 지상주의에 입각해 과정을 희생할 것인지 중 전자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기존 관행에 문제가 있으면 제도를 개선해 어린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도록 고치는 것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폰서 제도, 국제 경기 연령 제한 등을 조사해본 뒤 권고 형태로 나갈 것"이라며 "배드민턴협회는 연간 71억원의 국고 예산이 들어가 그 예산이 실제 선수들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지도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그러면서 "배드민턴협회부터 시작하지만 비슷한 관행과 잘못된 점이 다른 단체에도 해당한다면 이번 조사 결과를 공유하거나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체육회가 당초 파리올림픽 목표를 금메달 5개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이 국장은 "약 3배(금메달 13개) 정도 차이가 난단 건 한국 선수 기량 예측에 미흡하지 않았나"라며 "선수들이 분발한 결과로 보고 있고 체육회 분석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브리핑에서는 내년도 문화예술 지원사업 개편 방향과 최근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공연 중단 사태와 관련한 공연 안전 대책 등 현안도 언급됐다.
유 장관은 문화예술 지원 방향과 관련해 "중앙 정부는 개별 사업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 축제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국제교류, 전국 유통, 공간과 인큐베이팅 등 간접 지원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향 문체부 예술정책관도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기능을 나누자는 것"이라며 "개별 단체와 작품 위주 지원이 아니라, 중앙 정부는 예술 단체를 키우고 대표 예술 축제와 마켓을 붙여 유통과 산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공연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새로운 형식의 공연과 공간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공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공연장을 사전에 점검·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소방서로 한정된 지자체의 재해대처계획 통보 의무를 경찰서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유 장관은 "지금은 공연기획사가 지자체에만 규모를 신고하고 공연한다"며 "이번 기회에 지자체가 부처와도 소통하는 길을 열고 법이 필요한 부분은 정리해보겠다"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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