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표 잡을까” “무서워서 가겠나”…한국인 몰려가던 ‘이 나라’ 여행 대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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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도쿄 여행을 앞두고 있던 대학생 A(23) 씨는 깊은 고민 끝에 반년 전에 끊어뒀던 비행기 표와 숙소 등을 모두 취소했다.
출국일이 2주밖에 남지 않은 탓에 적잖은 수수료가 들었지만 일본 전역에 퍼진 대지진 공포에 결국 눈물을 머금고 여행을 전면 취소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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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여행업계, 티메프·엔고·지진까지 전전긍긍
A씨는 “이달 마지막주 도쿄를 다녀오려고 반년 넘게 준비했고 힘든 삶 속에서도 이것만 보면서 열심히 달려왔었다”며 “맛집부터 헤어샵 등 여행 계획도 꼼꼼하게 다 짜뒀는데 갑자기 지진에 대한 공포가 심해지면서 취소하게 돼 눈물이 나온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카페 ‘네일동’(네이버 일본여행 동호회)에는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해서 발생한 데 이어 대지진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70∼80% 확률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난카이 해구 주변에서 규모 9.0의 지진이 나면 도쿄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은 피해는 불가피하다.
지난 9일 밤에는 일본 도쿄 서쪽 가나가와현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10일 낮에도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76㎞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나기도 했다.
일본에서 잇달아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으로 여름 휴가를 계획했던 여행객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일부 여행객들은 일부 수수료를 물더라도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행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족들의 반대로 결국 여행 취소했다” “목숨값보단 수수료가 싸다”, “불안해서 갈지 말지 아직도 고민중” 등의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도 당분간 상황을 실시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최근 여행업계가 티메프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엔화 가치가 높아지는 엔고 현상과 지진 우려까지 겹쳐 일본 여행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엔 환율은 지난 5~6월 100엔당 800원대 후반을 기록했다. 하지만 7월 말부터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12일 오후 1시 현재 원/엔 환율은 930원을 기록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 문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단체 취소 등 눈에 띄는 움직임은 크게 없다”며 “일본 현지에서 아직 공항 폐쇄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관련해서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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