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해리스 부통령 언급할 때 여성 비하 욕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대선 유세 도중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석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할 때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 2명을 인용해 그가 최근 몇 주간 사석에서 반복적으로 알파벳 ‘B’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모욕했다고 보도했다. 이 욕설에는 여성을 성적으로 조롱하는 뜻이 담겼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여성 혐오적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을 쏟아내 비판을 받아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붙었던 2016년 대선 과정에서도 문제의 단어를 사용했다. 이들은 ‘상대를 이기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트럼프’라는 단어를 이용해 ‘그 X를 눌러라’(Trump that biXXX)는 구호를 사용했다. 이 구호는 티셔츠와 자동차 스티커 등 다양한 선거 상품에 인쇄돼 지지자들에게 판매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사석에서 문제의 욕설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기도 했다. 2016년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유명인이면 여성의 성기를 움켜쥐어도 괜찮다”라며 막말을 내뱉은 녹취록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여러 차례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말 전미흑인언론인협회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인도계냐, 흑인이냐”며 인종 정체성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으며, 인지력 시험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는 “트럼프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사람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며 “다시는 백악관 근처에도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욕설 의혹을 부인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그런 단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할 때 사용하지 않았고, 우리 캠프에서도 사용하지 않았을 단어”라고 해명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