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하청 대금 ‘늑장 지급’ 1위…이랜드·케이티 뒤이어

공정위, ‘하도급 대금 공시 결과’ 발표

경기 성남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타이어그룹이 대기업집단 가운데 하도급 대금을 ‘늑장 지급’한 1위 대기업으로 조사됐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늑장 지급 1위 업체라는 불명예를 차지한 바 있다. 디엔(DN)그룹과 하이트진로, 엘에스(LS)는 현금결제비율이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이런 내용의 ‘2023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가운데 하도급 일감을 주고 있는 1297개 사업자(82개 기업집단 소속)가 공시한 내용을 집계한 결과다.

점검 결과, 전체 현금결제비율은 평균 85.7%로 집계됐다. 만기 60일 이하의 상생결제 및 어음 대체결제수단까지 더한 ‘현금성’ 결제비율은 평균 98.6%다. 한진, 네이버, 카카오, 에쓰오일, 장금상선 등 23개 집단의 현금결제비율은 100%였다. 반면 현금결제비율이 가장 낮은 집단은 디엔그룹으로 7.3%에 불과했다. 하이트진로(25.9%), 엘에스(35.6%), 애경(42.5%), 두산(48.0%) 등도 현금결제비율이 50%를 밑돌았다.

하도급대금 지급 기간의 경우, ‘15일 내 지급’은 평균 70.0%, ‘30일 내 지급’은 평균 87.6%로 조사됐다. 하도급법에 규정된 지급 기간인 60일을 넘겨 지급하는 비율은 한국타이어(9.9%)가 가장 높았다. 이랜드(5.9%), 케이티(2.3%) 고려에이치씨(고려해운·2.2%) 등이 한국타이어의 뒤를 이었다. 현금결제비율이 낮을수록, 지급 기간이 늦을수록 하청업체는 현금확보 시점이 늦어지면서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공정위는 한화, 에이치디(HD)현대, 태영 등 기업집단 소속의 18개 기업에 대해 공시기한 위반으로 과태료(25만∼80만원)를 부과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