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 가계대출 4개월째 증가…"주담대 중심 확대 우려"

[한국은행 제공]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이 다소 줄었지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계속 확대되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4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5000억원 증가했다.

7월 은행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전월 수준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보다 4000억원 줄었지만 증가세는 비슷한 규모다. 작년 7월에는 5조9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1분기(1~3월)에는 3조3000억원 증가→1조9000억원 증가→1조7000억원 감소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 지난 4월 5조원이 증가한 후 5월 6조원 증가, 6월 5조9000억원 증가 등 증가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담대는 주택매매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전월에 이어 상당 폭 증가했다. 지난 6월 주담대는 6조2000억원이 증가했고 지난달에는 5조6000억원이 늘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주담대 중심으로 확대되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몇달간 늘어난 주택매매 거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주택시장 상황, 가계부채 불안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차장은 "서울아파트 거래량이 6월에 7450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7월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 가계대출을 보면 관리가능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주담대 상승세를 보면 정부정책 등 영향을 받기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은 지난 6월 5조3000억원 늘어난 것 대비 7월에는 7조8000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이 지난달 4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폭 확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소기업대출은 3조4000억원으로 일부 은행들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부가가치세 납부(7월25일) 수요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전월에 비해 증가폭은 축소됐다.

박 차장은 "기업대출은 상반기에 상당한 자금을 선지급했기에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간 것 같다. 하반기에는 대외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대규모 자금조달을 상반기처럼 하진 않을 것 같다"며 "영업목표가 상반기에 많이 올라왔다. 영업태도가 지금보다 소극적으로 변하면 기업대출은 앞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수신은 정기예금이 증가했으나 수시입출식예금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6월 26조4000억원이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30조7000억원이 줄었다.

이에 대해 박 차장은 "수시입출식예금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유입된 자금의 유출, 6월 말 휴일로 인한 결제성자금 유출이 7월 초 이연됐다. 이에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주형연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