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카이 대지진 괴담에 일본 기상청 “지진 발생일 정확히 알 수 없어”

윤기은 기자 2024. 8. 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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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임시 주의보’ 발표 이후
온라인에서 ‘특정 일시 예고’ 확산
일 정부 “지각 상황 큰 변화 없으면
15일 지진 임시 주의보 해제 방침”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지난 8일 오후 4시43분쯤 규모 7.1 지진이 발생해 규슈와 시코쿠 일부 지역에서 최고 높이 50㎝가량의 쓰나미(지진해일)가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애초 지진 규모를 6.9로 발표했다가 상향 조정했다. 진원 깊이는 30㎞로 추정됐다.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 8일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주의보)’를 발표한 이후 온라인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지진 관련 괴담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은 12일 이른바 ‘지진운’(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난다는 형태가 특이한 구름) 사진과 함께 특정 일시에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구글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지진운’ 검색 사례가 규모 7.1의 미야자키현 지진이 발생한 지난 8일부터 급증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8∼10일에는 미에현, 오이타현, 미야자키현 순으로 지진운 검색 비율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들 지자체는 모두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인 ‘난카이 해곡 대지진’ 피해 예상 지역이다.

아울러 엑스(옛 트위터)에는 ‘8월10일에 거대 지진이 온다’, ‘8월11일은 난카이 해곡 지진 예정일’ 같은 게시글이 올라왔고, 전날까지 조회 수가 200만 회를 넘은 게시물도 있었다.

하지만 현대 과학으로 지진 발생일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홈페이지에 “일시와 장소를 특정해 지진을 미리 안다는 정보는 루머”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지진운과 관련해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기무라 레오 효고현립대 방재교육학 교수는 1923년 간토대지진 이후 큰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또 다른 대규모의 지진이 다시 올 것이라는 거짓 정보가 반복적으로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기무라 교수는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가 나온 상황이어서 (거짓 정보를) 믿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며 “냉정하게 받아들여 확산에 가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매일 오후 난카이 해곡 대지진 예상 진원지의 지각 변동 상황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각 상황에 큰 변화가 없으면 오는 15일 오후 5시에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이다.

일부 지자체는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행사를 취소하거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피 경로를 안내하며 지진 발생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임시 정보 이후 고치현, 아이치현, 와카야마현, 가고시마현 등 4개 광역지자체가 피난소 총 139곳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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