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노크하고 체포…“마두로, 베네수엘라인 대상 공포정치”

박병수 기자 2024. 8. 12. 11: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대선 뒤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권력 유지를 위해 공포 정치를 휘두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당과 인권단체 인사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대선 승리 선언 뒤 '실제 승자는 경쟁자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라고 믿는 이들의 입에 재갈을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 정적 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대법원 청사에 나타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뉴스

지난달 대선 뒤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권력 유지를 위해 공포 정치를 휘두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당과 인권단체 인사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대선 승리 선언 뒤 ‘실제 승자는 경쟁자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라고 믿는 이들의 입에 재갈을 채우기 위해 마구잡이 정적 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권단체 ‘포로 페날’에 따르면, 실제 그동안 마두로 정부는 1300명이 넘는 인사를 체포해 구금했으며, 이 중 116명은 10대이다. 또 적어도 24명이 숨졌다.

유력한 야당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전세계 정부가 마두로 정권의 폭압 정치를 끝장내기 위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끔찍하다”며 “무고한 사람들이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끌려가고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지난달 대선에서 정부로부터 출마를 금지당하자 곤살레스 후보를 지지해왔다.

마두로 정권의 이른바 ‘노크 작전’은 폭압적 야당 탄압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노크 작전이라는 이름은 경찰이나 보안 요원들이 한 밤에 반정부 인사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려 열게 한 뒤 체포해가는 데서 비롯했다. 이런 노크 작전의 대상엔 마두로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는 시위 참가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언론인, 야당 정치인 등이 광범하게 포함되어 있다. 마차도는 “지금 이 순간 베네수엘라는 노크 소리가 난 뒤 자유가 강탈당할 수 있고 심지어 목숨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지배한다”며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인들을 대상으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마두로 정권이 권력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탄압과 억압의 범위와 정도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권단체 ‘프로베아’의 활동가 마리노 알바라도는 스페인 언론 엘 파에스에 “라틴 아메리카에서 칠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이래 이런 정도의 폭압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인터-어메리컨 다이얼로그’의 타마라 타라시우크 보르너는 “자의적인 체포와 일시적인 소셜미디어 폐쇄는 마두로 정권이 베네수엘라를 훨씬 더 독재정치 쪽으로 기울게 한다”며 “그들은 사람들에게 겁을 줘 거리로 못나서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숨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뒤를 이어 권력을 잡은 뒤 지난달 28일 대선에서 승리해 3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에선 다른 개표 결과를 공개하며 곤살레스 후보의 당선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마차도 등 야당인사들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고 평화적 정권 이양을 위한 협상에 나서라”고 제안하고 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정권 출범 이후 국민 2천900만명 가운데 800만명이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치적 박해 등을 이유로 해외로 나가 살고 있다는 집계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