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칼·활’ 강국 팀코리아 금메달 쏟아냈다

10대 명사수들의 깜짝 이변 ‘총’
종주국서 저력 뽐낸 펜싱팀 ‘칼’
믿고 본 세계 최강 태극궁사 ‘활’

한국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총·칼·활’ 선수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한국 선수단이 따낸 금메달 13개 중 10개가 총(사격), 칼(펜싱), 활(양궁)로 가져온 것이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은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새 역사를 썼다. 양궁 경기가 열린 파리 앵발리드 광장에선 애국가만 울려 퍼졌다.

개막 이틀째 여자 단체전을 시작으로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혼성전), 여자 개인전(임시현), 남자 개인전(김우진) 금메달을 차례로 쓸어 담았다.

여기에 여자 개인전 은메달(남수현), 남자 개인전 동메달(이우석)을 곁들였다. 한국의 신궁들은 압도적인 활솜씨를 과감 없이 뽐냈다.

한국 양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양궁 종목에 걸린 금메달을 모두 가져왔다. 혼성전이 도입돼 양궁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난 뒤로는 전 종목을 석권한 첫 사례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이 도입된 1988 서울 대회부터 한 번도 안 빼놓고 10연패를 이뤘고, 대표팀 ‘에이스’ 김우진(청주시청)은 남자 양궁 첫 3관왕에 올랐고 더불어 한국인 올림피언 통산 최다 금메달(5개)의 대업을 이뤄냈다.

양궁 대표팀은 당초 목표한 금메달 3~4개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활쏘기로 밥벌이하는 실업 선수가 404명이나 되는 ‘넘사벽’ 저변을 바탕으로 대한양궁협회 회장사 현대차그룹의 꾸준한 지원 아래 양궁 선수와 지원인력이 화합하며 최고의 선수 육성·평가 시스템을 지켜나간다면, 한국 양궁의 신화는 4년 뒤 올림픽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명사수들의 금빛, 은빛 총성도 하루가 멀다고 울려 퍼졌다.

개막 첫날인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24세 동갑내기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면서 은메달을 명중해 이 종목 한국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 다음날에는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이 금메달, 김예지(임실군청)가 은메달을 수확해 시상대에 2개의 태극기를 올렸다.

지난 7월 29일에는 만 16세 반효진(대구체고)이 여자 10m 공기소총 결승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 역대 올림픽 여자 사격 최연소 금메달 등 숱한 기록을 갈아치웠다.

3일에는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았던 여저 25ｍ 권총 세계랭킹 2위 양지인(한국체대)이 기대에 부흥해 금빛 총성을 울렸고, 5일에는 조영재(국군체육부대)가 남자 25ｍ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사격 대표팀은 당초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정도를 예상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의 대활약을 펼쳤다. 종전 최고 성적인 2012 런던 대회의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넘어섰다.

한국 사격은 4년 뒤가 더 기대된다. 2003년생 양지인, 2005년생 오예진, 2007년생 반효진 등 2000년대에 태어난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전성기를 예고했다.

한국 펜싱은 종주국 프랑스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차지하는 값진 성과를 냈다. 금메달 2개는 간판 종목인 남자 사브르 대표팀 이른바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가 책임졌다. 오상욱(대전시청)을 필두로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호흡을 맞춘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번 대회 직전 1년이 되지 않는 사이에 2명이 은퇴해 급격한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변수가 있었는데도 파리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그랑 팔레에서 ‘금빛 찌르기’에 성공했다. 오상욱은 남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윤지수·전하영(이상 서울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은혜(인천 중구청)가 호흡을 맞춘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프랑스를 격파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는 금메달 2개에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2020 도쿄 대회 ‘노골드’의 설움을 날려버리고 종주국의 자존심도 세웠다. 남자 58㎏급의 박태준(경희대)과 여자 57㎏급의 김유진(울산시체육회)이 시상대 정상에 섰고, 도쿄 대회 은메달리스트 이다빈(서울시청)은 여자 67㎏이상급에서 동메달을 수확하며 두 대회 연속으로 입상했다.

신유빈(대한항공)을 중심으로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한국 탁구 대표팀은 신유빈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출격한 혼합복식과 신유빈·전지희(미래에셋증권)·이은혜(대한항공)가 나선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 1개씩을 따냈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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