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전기차 대책 세운다
단지 내 주차대수만 1.8만대
區, 사업관계자와 안전 논의
인천 청라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며 전국 곳곳 단지에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현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도 11월 입주를 앞두고 전기차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단지 내 주차대수가 1만8000여대에 이르는 만큼 기존에 계획된 안전시설 외 추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13일 구청, 시공단, 감리단, 설계업체 등 사업 관계자들과 전기차 안전대책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합 측은 조합원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청라 전기차 화재 사례를) 지하 3층에 대규모 전기차 충전 및 주차구역을 가지고 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점검보완대책을 세워야 할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세워져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나 차량 140여대가 피해를 입고 주민 103명이 대피했다. 또한 이 불로 지하에 있던 전기배선과 수도관까지 타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 가운데 5개 동 480여 가구의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이 같은 전기차 대형 화재 사고 이후 전국 각지의 아파트 단지 및 시공 중인 정비사업장에선 전기차 기피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기차 지하주차장 주차 금지’, ‘전기차 충전기 지상 설치’등의 안건이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논의되는가 하면 정비사업 조합원들의 전기차 주차구역 설계보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 11월 입주 예정인 1만2032가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지 규모만큼이나 주차대수가 많아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입주예정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내 지하 3층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 및 전용 주차구역이 이미 분리돼 있긴 하지만 조합 측은 안전시설 추가 설치 가능 여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단지가 워낙 크다 보니 전체 주차대수가 1만8000여 대 정도 된다”며 “그 중 일정 비율이 전기차 몫으로 할당돼 있는데 안전대책을 추가적으로 의논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입주를 약 3개월 가량 앞둔 시공 막바지 단계인 것을 고려해 준공이 늦어지지 않는 선에서 최선책을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이 고려하고 있는 방안은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서울특별시 전기자동차 전용주차구역의 화재 예방 및 안전시설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적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제정돼 올해 7월부터 시행된 해당 조례 제5조에 따르면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에 대한 효과적인 화재 예방 및 대응을 위해 ▷물막이판 ▷질식소화덮개 ▷전용주차구역 및 충전시설 감시 전용 열화상 카메라 ▷충수용 급수설비 ▷상방향 직수장치 등 화재 진압에 적용성이 있는 장비 ▷그 밖에 전기차 전용주차구역의 화재 예방 및 대응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시설 등 안전시설에 대해 설치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조례 제6조는 이러한 안전시설을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관계인이 화재 예방을 위해 설치하려는 경우 예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시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재건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조례가 시행되기 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조합은 이러한 규정을 적용해 전기차 전용구역 안전시설 설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을지 검토해볼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화재가 나서 연기가 나면 지하주차장과 연결된 세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방화벽 차단이 되도록 설계가 이미 적용돼 있고, 소방차의 빠른 지하주차장 진입을 위한 선큰(sunken)도 20군데 정도 된다”며 “이 밖에 설치할 수 있는 시설들이 어느 정도 범위까지 가능할지 논의해보고 확정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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