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3000㎖, 졸피뎀 2240정…오남용 의료기관·환자 수사의뢰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 시내 A성형외과의원은 수면 마취 환자 2명에게 최대 허용량의 4배가 넘는 3000㎖의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적발됐다. 2022년 1월부터 1년 반 동안 의료기관 두 곳에서 49회에 걸쳐 졸피뎀 1232정을 처방받은 환자 B씨도 마약류 오남용으로 적발됐다. 졸피뎀은 하루 1정(10㎎) 초과 투약은 금지돼 있다.

서울시는 프로포폴·졸피뎀 취급 시내 의료기관 176곳을 자치구와 점검해 오남용 의료기관 5곳과 환자 16명을 수사 의뢰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시는 최근 불법 마약의 주된 경로가 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근절하기 이를 취급하는 곳들을 점검한 뒤 의심되는 의료기관·환자는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의료기관은 약 3000여개다.

이번 점검에서 1년6개월간 40회에 걸쳐 졸피뎀 2240정을 처방받은 환자 C씨와 이를 처방한 의료기관은 수사 결과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유죄가 확정되면 처방의사는 업무 목적 외 사용으로, 환자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마약류를 취급하는 조항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환자의 마약류 의료쇼핑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환자가 다수 의료기관을 순회하며 투약하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의사회·서울시병원의사회에 ‘처방 시 투약내역 확인’ 협조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환자 투약내역 확인 의무화 대상 품목에 ‘프로포폴’을 추가할 것을 건의했다. 현재는 펜타닐 제제 처방전을 발급할 때만 의사가 환자 투약내역을 의무적으로 확인하게 돼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대규모 단속과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의사가 진료할 때 환자의 마약류 투약내역을 확인해 오남용이 우려되면 마약류를 처방(투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협회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