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노린 '트로이 목마' 김경수 복권…與 분열 폭탄 됐다

구교운 기자 2024. 8.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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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은 윤석열 정부가 야당을 향해 쓸 '야권 분열' 카드로 인식됐지만 오히려 '여권 분열'만 야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표정을 관리하는 상황이 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실에서 김 전 지사를 복권하지 않겠다고 제안한 것은) 완전 공작정치다. 야당 파괴 공작"이라면서 "다행스럽게 이 전 대표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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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용산 '김경수 복권 않겠다' 제안 거부"…당 분열 차단
윤한 갈등으로 번져…민주 "김경수 복권, 오히려 이재명에 유리"
지난 2018년 10월 30일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오른쪽)와 김경수 당시 경남지사가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제 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은 윤석열 정부가 야당을 향해 쓸 '야권 분열' 카드로 인식됐지만 오히려 '여권 분열'만 야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표정을 관리하는 상황이 됐다.

1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8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광복절 특별 사면·감형·복권 대상자를 선정했는데, 복권 대상자 명단에 김 전 지사가 포함됐다. 이제 윤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남아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김 전 지사의 복권은 이재명 전 대표 '일극체제'인 민주당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 전 지사는 친노·친문계 대표적인 대권 주자로서, 정계에 복귀할 경우 비명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은 김 전 지사 복권 소식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전 지사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의 복권을 요청했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 4월 영수회담 전 대통령실 측에서 '경쟁자 제한'을 제안했지만 이 전 대표가 "경쟁자는 많을수록 좋다"며 거부한 사실도 뉴스1의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윤 대통령이 노린 친명과 비명 간 분란의 소지를 조기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열 카드를 뒤집어 통합 카드로 활용한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실에서 김 전 지사를 복권하지 않겠다고 제안한 것은) 완전 공작정치다. 야당 파괴 공작"이라면서 "다행스럽게 이 전 대표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이 전 대표가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자 '친명'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자신이 대통령실에 두 사람의 복권 요청 입장을 전달했다고 진실공방을 거들었다.

그러는 사이 전당대회 이후 봉합된 것으로 보였던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균열이 다시 터졌다. 한 대표가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자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 대표는 이달 들어 대통령실에 김 전 지사 복권을 반대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달했으며, 공개적으로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란 것이다. 친윤계 의원들은 한 대표가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친명계 일각에서 김 전 지사 복권이 야권 분열의 계기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현재는 이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유리하다는 자신감도 감지되고 있다.

이미 이 전 대표와 친명계가 당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당내 대권 후보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고, 경쟁을 거치는 것이 정당성과 당내 지지를 확보하는 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대권주자들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일극체제', '사당화' 비판을 불식시키는 한편 '컨벤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김 전 지사가 친문계의 구심점이 된다면 민주당 파이가 커지는 일"이라며 "이 전 대표 입장에서도 유능하고 좋은 후보들과 페어플레이해서 대권 후보가 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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