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별들의 전쟁 '신반포2차', 착공후 공사비 인상 금지
재건축 최대 리스크 '공사비'… 조합원 추가 분담금 우려 여전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총공사비 1조2830억원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에 시공능력 2·3위(2024년 기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포함 10대 건설업체 7곳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며 관심을 보였다.
수년째 이어진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 상승이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리스크로 부상한 가운데 이례적인 결과다. 반포 권역이 한강변 부촌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고 신반포2차의 경우 단지 규모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상향 폭이 커 높은 사업성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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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부 곳곳에는 재건축 정비계획(변경) 결정고시를 축하하는 시공사들의 현수막 경쟁이 눈에 띄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건설업체들은 브랜드를 홍보하며 눈길을 끌었다. 강남3구에선 프리미엄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잇따라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단지에서 만난 주민들도 들뜬 모습을 보였다. 정비사업 수익성이 높은 강남조차 최근에는 건설업체들이 수주를 꺼리면서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규모를 통해 사업에 대한 관심도를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현장설명회에 어느 건설업체가 참석할지 기대된다"며 "최고의 입지라고 자부하는 만큼 서너 곳이 입찰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만 요즘 정비사업 분위기가 안 좋아서 걱정된다"라며 기대와 우려를 드러냈다.
주민 B씨는 "현대와 대우가 최종 입찰할 것으로 예상하는 조합원들이 많은데 분담금 리스크 때문에 조합원들끼리 서로 다른 의견도 적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추정 공사비만 1조2000억원대에 달해 서울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정비계획(변경) 결정고시 소식에 대형 건설업체들도 축하 현수막을 곳곳에 걸며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지난 9일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시공능력 10대 건설 7곳과 중견 건설업체를 포함 총 10곳(▲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금호건설 ▲동양건설)이 참석했다.
조합은 공사비를 1조2830억원으로 책정했다. 3.3㎡당 공사비는 950만원이다. 조합은 입찰 자격을 경쟁입찰, 도급제로 제시했고 '공동도급 불가'라는 조건도 달았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정비사업 평균 공사비가 3.3㎡당 970만원 수준으로 높은 조건은 아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강변에 위치한 몇 남지 않은 사업성 좋은 입지인 만큼 주요 건설업체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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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기존 용적률이 199%에 1500가구를 웃도는 단지여서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아왔다.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35층)나 아크로리버뷰 신반포(35층)보다 더 높은 최고 49층으로 지어지고 용적률은 299%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공사 원가 급등으로 공사비를 기존 3.3㎡당 750만원에서 950만원으로 올려 조합원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3.3㎡당 75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합원 분양가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조합원이 기존 전용면적 68㎡와 비슷한 65㎡의 새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4억6000만원이 넘는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68㎡ 보유자가 이른바 국민평형인 84㎡를 분양받을 때 추정 분담금은 10억2900만원이다.
단지에서 만난 주민 C씨는 "비슷한 평형으로 가도 5억원 가까운 분담금을 내야 한다"며 "그럼에도 단지 노후화로 재건축이 시급한데 분담금이 더 늘지 않게 많은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일 신반포2차 조합장은 분담금과 관련해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공사와의 공사비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 건설사업관리 업체를 고용했고 적정 공사비 산정을 마쳤다"며 "이번 입찰 지침에 착공(설계변경) 후 공사비 증액 요구를 금지하는 조항을 넣었다"고 말했다.
조합은 공사비 갈등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건설사업관리(CM) 업체를 협력업체로 지정해 무영CM건축사사무소와 CM 용역을 체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장의 공사비 분쟁이 늘면서 CM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와 갈등을 사전에 막기 위해 중간에서 협상을 대행하는 것으로 CM업체는 설계 단계에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조합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시공사 사이의 조율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CM업체를 고용하는 데도 적잖은 비용이 드는 탓에 모든 사업성이 높은 경우에 고용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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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2차 전용면적 69㎡(2층)도 지난 7월 전월 대비 4억2000만원 뛴 27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전용 92㎡의 경우 지난 7월 35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전월 대비 4억원 뛴 가격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반포 권역 일대 아파트에 신고가 소식이 속출하며 신반포2차 입주 후 래미안 원베일리와 래미안 원펜타스 등 고가 신축 아파트 가격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 서초구 소재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반포2차 규모가 인근 신축 대비 1000가구 가까이 크고 80% 이상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다"며 "지하철 접근성도 좋아 인근 신축 아파트 가격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로 매수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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