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부터 캐릭터까지, 자구책 세우는 면세업계, 왜? [언박싱]
외국인 이용객 수 회복세 못따라가는 면세 매출
2분기 신라·신세계 영업이익 감소…현대는 적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슈퍼주니어 팬들 모이세요.”
팬 미팅을 진행한 건 소속사도, 여행사도 아닌 면세점이다. 장기화된 면세업 불황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기 위한 자구책이다. 팬 미팅부터 향수 체험 클래스 등 오프라인 이벤트를 확대하며 ‘면세점에 와야 할 이유’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롯데면세점은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쇼핑 연계 행사로 슈퍼주니어 팬미팅을 열었다. 슈퍼주니어는 2013년부터 롯데면세점 모델로 활동 중이다. 행사에는 일본, 중국 등 350명의 외국인 팬들이 참여했다. 본행사 전 롯데면세점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에 방문해 면세쇼핑도 즐겼다.
신세계면세점도 다양한 관광객 유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면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국내 단독 입점 주류와 향수 부문을 넓혔다. 새로운 먹거리로 캐릭터 사업도 확대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IP(지적재산권) 사업을 위해 ‘폴앤바니’라는 자체 캐릭터를 개발했다. 이후 주얼리·패션·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달 말에는 서보미술문화재단과 한국 단색화 거장 고(故)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다.
자구책을 내놓은 면세업계의 배경에는 엔데믹 이후 길어지는 침체가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크게 회복됐지만, 이런 변화가 면세점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770만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관광객 수의 91%를 회복했다.
매출 회복 속도는 더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 수는 81만4090명으로 1년 전(53만4572명)보다 52%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은 약 9476억원으로 전년 동월(8543억원) 대비 11% 증가에 그쳤다.
2분기 성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 호텔신라의 올해 2분기 면세(TR) 부문(신라면세점) 매출은 8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3.8% 감소한 7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924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78.6% 감소한 86억원이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부문(현대면세점)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2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9억원으로 적자 상태다.
면세점을 지탱하던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올리브영으로 이동했다. 외국인들이 즉시 환급형 사후 면세를 받을 수 있는 올리브영으로 가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올리브영 전국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신장하며 면세업계와 대비된 성적을 거뒀다.
중국 노선 및 단체 관광객 회복이 지연될 경우 면세업계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0월 인천국제공항 확장 공사 완료와 함께 면세점 3사(철수한 롯데면세점 제외)의 정식 매장 임대료 고민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객 수에 따라 임대료를 조정하는 ‘여객당 임대료’를 채택했다. 지금처럼 낮은 객단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방문객만 늘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뀐 임대료 정책은 1인당 객단가가 높아야 면세점에 유리한 구조”라며 “면세업체 사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영업과 마케팅이 치열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면세업계는 장기화된 부진에 최근 희망퇴직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만 43세 이상 중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직원, 또는 동일 직급 장기 체류자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2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호텔신라는 지난달 1327억 규모의 제로금리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금융비용을 줄이는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호텔신라의 면세점 매출 비중은 80%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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