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버킷 리스트를 이룬 남자, 신성환 정관장 통역

손동환 2024. 8. 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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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4년 7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6월 18일 오후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세상을 사는 모두가 자신만의 버킷 리스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버킷 리스트를 현실로 이루는 이는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는 이는 성취감을 더 크게 얻는다.
신성환 정관장 통역도 그 중 한 명이다. 좋아하는 농구 코트에서 자신의 직업을 찾았고, 좋아하는 농구 코트에서 자신의 열정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신성환 정관장 통역은 “행복과 만족감이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영어에 일본어를 장착한 통역
데이원스포츠가 2022년 여름 야심차게 창단했다. 그러나 신생 구단인 데이원스포츠는 지원스태프를 새롭게 선발해야 했다. 통역 역시 마찬가지였다.
필리핀에서 지내던 신성환은 데이원스포츠의 모집 공고를 확인했다. 모집 공고를 본 신성환은 하고 있던 일을 정리했다. 그 후 데이원스포츠의 통역으로 입사했다.
신성환 통역은 다른 통역과 차별화됐다. 영어와 일본어 모두 소화하는 통역. 그래서 2명의 외국 선수(디드릭 로슨-데이비드 사이먼)와 1명의 일본 선수(모리구치 히사시)를 모두 감당할 수 있었다. 이는 데이원스포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데이원스포츠의 통역으로 지원했습니다.
지원하기 전에는 필리핀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할 때여서, 저 혼자 지낸 시간이 길었습니다. 저를 자연스럽게 많이 생각할 수 있었죠.
그러다가 하나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였죠.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와 NBA를 좋아했기 때문에,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자주 가던 사이트에서 ‘데이원스포츠에서 통역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습니다. 공고를 본 후 데이원스포츠의 통역으로 지원했고, 데이원스포츠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영어와 일본어를 모두 통역했습니다.
일본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긴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 영어와 일본어 모두 습득한 것 같아요.
물론, 외국 선수 2명과 일본 선수 1명이 있어, 제가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조한진 선수(현 울산 현대모비스)가 저를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래서 영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쓰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히사시를 더 챙겨줘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통역으로 첫 시즌을 치렀습니다. 어떠셨나요?
여러 일을 겪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꼈죠. 무엇보다 선수들과 살을 부대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성환 통역의 소속 팀이었던 데이원스포츠는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물론, 지원스태프까지 월급을 제때 받지 못했다. 아니. 월급을 받지 못했던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이로 인해, 신성환 통역도 고초를 겪었다. 일상을 평범하게 보내는 것 역시 힘들었다. 그러나 코트에서는 주어진 임무를 다하려고 했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최대한 보여줬다. 다만, 신성환 통역의 노력과 별개로, 데이원스포츠는 결국 제명됐다. 신성환 통역은 결국 일자리를 잃었다.

월급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마음고생을 아예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렇지만 저 나름대로는 최악의 상황을 계속 생각했습니다. ‘월급이 아예 안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빨리 했죠. 그래서 ‘통역을 계속 해야 하는 건가?’라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트에서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회사는 어려웠지만, 제 업무와는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제가 어릴 때부터 농구를 좋아해서, 농구 경기에 감정을 잘 이입하거든요. 특히, 전성현 선수(현 창원 LG)와 이정현 선수(현 고양 소노), 디드릭 로슨(전 원주 DB) 등이 잘해줘서, 저도 경기를 재미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데이원스포츠는 결국 제명됐습니다.
안 좋게 생각하면, 한 없이 안 좋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데이원스포츠는 아무 이력 없는 저에게 기회를 준 곳이에요. 감사한 마음이 큰 곳이죠.

두 번째 직장
신성환 통역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그의 손을 새롭게 잡아준 곳은 안양 정관장이었다. 신성환 통역은 정관장 소속으로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정관장에서는 월급을 제때 받았다. 데이원스포츠 시절과 비교하면,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정관장에서도 ‘사회 생활’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가 담당했던 외국 선수들이 부상으로 계속 이탈했기 때문이다.

안양 정관장의 통역으로 입사하셨습니다.
데이원스포츠의 사정이 어렵다 보니, 저 역시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다른 회사의 공고를 기다리기로 했죠. 개인적으로도 여러 군데를 알아봤지만, 데이원스포츠 사무국장님께서도 정관장 사무국장님께 연락을 하셨어요.
저도 그 후에 정관장 사무국장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면접 본 곳의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정관장 사무국장님한테 “사실 결과를 기다리는 곳이 있는데, 발표 후에 말씀드리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지만 면접 봤던 곳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정관장 사무국장님께 말씀을 드렸고, 그렇게 정관장에서 통역을 시작했습니다.
데이원스포츠와는 어떤 게 달랐나요?
제 업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데이원스포츠는 신생 구단이었고, 정관장은 농구단을 오랜 시간 운영한 기업이었습니다. 농구단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아무래도 달랐던 것 같아요.
오마리 스펠맨부터 시작해, 담당했던 외국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습니다.
특히, 대릴 먼로 형님(현 창원 LG) 같은 경우, 국내 선수들도 저도 많이 의지했습니다. 배울 점이 많은 형님이었거든요. 그래서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렇지만 햄스트링을 다쳐,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안타깝기도 했고요.
그렇게 두 번째 시즌이 끝났습니다. 첫 번째 시즌보다 더 많은 걸 느꼈을 것 같아요.
2022~2023시즌은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게 다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두 번째 시즌에는 첫 번째 시즌만큼 잘 하지 못했어요. 미흡했던 것들을 보완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팀 성적도 좋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비록 지원스태프이기는 하지만, 저도 팀 성적에 기여하고 싶었거든요.
또, 선수들에게 “나를 평가해달라”고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그때 어떤 선수가 “정관장을 더 사랑했으면 좋겠다. 정관장 소속으로 진정성을 더 크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더 반성했습니다. 앞으로는 정관장을 더 사랑할 예정입니다.(웃음)

통역에게 중요한 것
신성환 통역은 프로농구 현장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긴 시간을 보낸 건 아니지만, 많은 걸 얻었다. 대표적인 건 ‘만족’과 ‘행복’이었다.
수확을 얻은 신성환 통역은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정관장의 일원으로서, 정관장의 통역으로서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통역을 꿈꾸는 이들과 농구 팬들에게도 이야기를 남겼다.

통역으로 있는 시간 동안, 어떤 것들을 얻으셨나요?
농구 관련 업무를 하는 건 제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농구 관련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해요. 만족감도 크고요.
통역으로서의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팀의 일원으로서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외국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한국 생활을 잘 돕고 싶습니다. 그 선수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저 역시 해외에서 혼자 지낸 시간이 있기에, 외국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한국 생활을 잘 돕고 싶어요.
통역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물론, 언어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사교성도 중요할 것 같아요. 외국 선수들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는데, 통역이 그때 가교 역할을 잘 해야 하거든요. 말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전달하거나, 표현을 더 자연스럽게 해야 하죠. 그렇게 하려면, 사교성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농구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희 선수들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정관장의 일원으로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도 농구를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분이라도 더 농구를 좋아해주시고 즐기신다면, 저의 마음도 푸근해질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한 분이라도 더 농구를 좋아해주시고, 경기장에도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러스트 = 락
사진 = KBL 제공, 손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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