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임종룡, 손태승 350억 부당대출에 "피할 수 없는 책임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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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2022년 700억 원대, 올해 100억 원대 직원 횡령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우리은행은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문제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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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은 12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손 전 회장이 친인척을 대상으로 부당 대출을 실행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2020년 4월 3일부터 2024년 1월 16일까지다.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11개 차주에게 총 454억원의 대출을 취급했다.
원리금 대납사실 등 고려 시 해당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자금사용자로 의심되는 9개 차주 대상 162억원(19건)의 대출을 포함할 경우, 총 616억원(42건)의 관련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당 대출은 대부분 특정 지역 본부장의 주도로 취급됐고, 현재는 면직 처리됐다. 손 전 회장은 작년 3월 퇴임했다.
임 회장은 회의에서 "부당한 지시·잘못된 업무처리 관행·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업무처리 관행·상하 간의 관계·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장은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과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과 연계된 수사 과정에도 최대한 협조해 "사실에 입각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임 회장에 이어 조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행장은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문제가 번번이 발생하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 경남지역 지점 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회에 걸쳐 대출금 177억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고,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도 2012∼2020년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바 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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