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홍텐'도, 챔피언도 한목소리…"브레이킹 올림픽 남았으면"

▲ '홍텐' 김홍열의 올림픽 무대

'전설의 비보이' 김홍열(Hong10·39·도봉구청)은 지난 11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남자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뒤 취재진을 만나 '올림픽의 위력'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힙합 음악에 맞춰 '댄스 배틀'을 벌이던 비보이들은 지난 30년 동안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길거리 춤사위'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은 정식 종목에서 빠졌습니다.

현실적으로 2032 브리즈번 올림픽에서도 재진입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림픽 무대를 마친 '홍텐' 김홍열

그래서 김홍열에게는 이번 대회가 더 소중하고, 더 간절했습니다.

이제 선수로 뛰는 것보다 후진을 양성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게 된 김홍열은 "LA까지 정식 종목이면 계속 다음 세대가 나올 텐데, 그게 안 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관심 많이 가져줘서 어린 친구들이 생겼으면 한다. 어린 친구들만 따지면 우리가 일본, 중국과 비교해 많이 뒤처진 상태다. 그건 싫다. 우리도 열정을 쏟을 분야에 도전할 길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파리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은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금메달리스트 필립 김

당분간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을 볼 수 없다는 점은,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남자 금메달리스트 필립 김(Phil Wizard·26)까지 슬프게 했습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필립 김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다가 전업 비보이가 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한 인물입니다.

독창적인 무대 매너와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로 금메달까지 목에 건 필립 김은 8강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건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처음 브레이킹과 사랑에 빠졌던 것처럼, 올림픽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사랑에 빠졌으면 한다"고 바랐습니다.

LA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을 볼 수는 없지만, 필립 김은 브레이킹의 밝은 미래를 봅니다.

그는 "올림픽이 모든 것의 끝은 아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사람들이 브레이킹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아이들이 브레이킹의 매력을 느끼고, 더 많은 사람이 춤췄으면 한다. 그러면 이번 올림픽이 우리에게는 성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

백운 기자 cloud@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