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둬도 1번 타자 같은 롯데 손호영의 목표는 “항상 잘 할 수 있게, 남은 경기 다 나가야죠”[스경X현장]
1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롯데 손호영은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들어간 후 손호영은 계속 선두타자로 이닝을 맞이할 때가 더 많아졌다.
1회 좌전 적시타로 팀의 선취점을 뽑아냈던 손호영은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쳤고 나승엽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득점까지 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가 된 손호영은 2루타를 쳤다. 그는 나승엽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인했다. 8회에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먼저 타석에 나선 손호영은 KT 김민을 상대로도 좌전 안타를 쳤다. 이날 손호영의 기록은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이었다.
손호영이 4안타를 치며 활약한 덕분에 롯데는 9-7로 승리했다. 롯데는 이날 장단 17안타를 뽑아냈다. 지난 10일에 이어 2경기 연속 KT를 잡은 롯데는 5위 SSG와의 격차를 3.5경기까지 줄였다.
경기 후 손호영은 “요즘 이상하게 1번 타자처럼 계속 나가더라”면서 “욕심을 안 내고 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사실 이날 타격감이 엄청나게 좋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였다. 손호영은 “경기 전 배팅 훈련을 할 때 감이 좀 안 좋았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았다”면서 “나는 항상 똑같이 들어가야된다고 생각했다. 바꾸려고 하면 더 안되더라. 감이 안 좋아도 좋다고 생각해서 들어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트레이드로 LG에서 롯데로 이적한 손호영은 새 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내야 자원이 필요했던 롯데는 손호영이 딱 필요한 선수였다. 그리고 손호영은 롯데에서 기량이 만개했다.
다만 두 차례 부상이 아쉬움을 남겼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이 문제였다. 5월 초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손호영은 한창 타격감이 좋았던 6월 말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을 입을 때마다 한 달의 공백을 가졌던 손호영은 이번에는 철저한 관리 속에서 경기를 뛰고 있다. 그는 “스트레칭을 많이 하지 않고 관리를 항상 트레이너 코치님들이 해주신다”며 “경기 전에도 관리를 받고 경기 후에도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손호영은 데뷔 후 커리어하이를 달성하고 있다. 지난 3일 LG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11홈런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3개에 그쳤던 손호영이 그 수치를 넘겨 두자릿수 홈런 고지에 까지 올랐다. 전준우, 빅터 레이예스와 함께 팀 내 최다 홈런 공동 1위다. 하지만 손호영은 “홈런은 치다 보면 나오는 거지 노려서 나오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정도의 선수도 아니다”라며 “정확히 치다보면 나오는게 홈런이니까 홈런 생각은 안 한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남은 시즌의 목표는 “항상 이렇게 뛰는 것”이라고 했다. 손호영은 “열심히 뛰어서 남은 경기 다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못 하면 또 못 나가는 거니까”라며 “‘항상 잘 할 수 있게, 한 경기, 한 경기 잘 해야지. 내일도 나가고, 모레도 나가고’라고 생각한다. 이 마음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똑같이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도 놓지 않았다. 손호영은 “항상 고참 형들이 끝까지 하자고 말한다. ‘야구 모른다, 끝까지 하자’고 해준다. 우리는 계속 이기려고 하고 있다. 형들이 잘 이끌어줘서 점수 차이가 커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요즘 좋은 것 같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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