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밸류업 참여 흐름에 동참해달라…정부도 지원할 것"
지난주 이복현 이어…두 금융수장들 상장사들에 참여 당부
세제 지원 약속…상법 개정·금투세 폐지도 언급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기업 밸류업의 핵심적인 성공 요인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 적극적 참여"라며 상장 기업들의 자율 공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8개 상장사와 유관기관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밸류업과 관련한 기업들의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간 밸류업과 관련한 홍보와 기업들과의 만남은 김소영 부위원장이 챙겨왔으나 이날은 금융위원장이 직접 직접 와 기업들에 당부의 말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선제적으로 공시에 참여해준 기업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뿐 아니라 다른 상장 기업들도 참여의 흐름에 동참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투자업계에도 "시장 자금 흐름이 기업의 밸류업 노력과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자본시장 중요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다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후 기업들에 밸류업 자율공시의 적극적 참여를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두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밸류업 공시 확산을 위해 나선 건 밸류업 자율 공시를 시작한 지 두달이 넘도록 기업 참여율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예고 공시 8곳까지 합쳐도 지금까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14개에 불과하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주주 환원 조치 및 기업 성장 계획을 밝히고 이를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6월27일 시행됐다.
김병환 위원장은 지난주 글로벌 주식시장의 급등락 상황을 언급하며 "보다 단단하고 회복력을 갖춘 증시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재실화를 통한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2월 지원방안 발표 후 속도감 있게 후속조치를 추진해 왔으며 다음달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남은 과제들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원 방안의 중요 인센티브인 세제 지원 방안에 대해 "지난 7월25일 발표된 세법개정안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밸류업 공시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여러 세제 혜택이 포함돼 있다"며 "발표한 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향후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부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 및 주주환원 확대 기업은 주주환원 증가 금액(직전 3년 평균 대비 5% 초과 증가분)의 5%를 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직전 3년 대비 주주환원 증가분에 비례해 배당소득을 14%에서 9%로 저율 분리과세하고, 밸류업 우수 기업에 대해 기업 대상 기업 상속 공제 한도를 2배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어 "주주 가치를 존중하는 경영 문화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인식하에 관계 기관과 상법 개정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부 입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밸류업 공시를 올린 키움증권과 메리츠금융지주, HK이노엔을 포함해 유한양행, LG, 포스콜홀딩스, 현대차, 엠로 등 8개 상장사들이 모였다.
공시에 참여한 기업들은 지표 선정, 목표 설정, 소통 등 공시 과정의 경험을 공유하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공시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직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들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며 참여를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기업들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밸류업 공시에 대해 시장 반응이 냉소적, 비판적이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최근의 실제 공시 사례들에서 보듯 회사가 미래 지향적이고 주주가치 지향적인 계획을 제시한다면 진심은 통하는 것 같다"고 현장 목소리를 전달했다.
밸류업 공시 준비 방법과 관련해서는 "기업 자체 역량을 활용하기도 하고 외부기관과 용역을 통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도 한다"며 "인적·물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중소 상장기업의 경우 거래소의 맞춤형 컨설팅이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이 계속적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정구용 상장사협의회 회장은 "정부 세법개정안이 차질없이 추진돼 기업 밸류업의 촉매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동훈 코스닥협회 수석부회장은 "협회 차원에서도 코스닥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의 확산 및 중장기적 밸류업 문화 형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밝혔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운전대를 쥔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기업들과 소통하며 참여를 지속해 나가겠다"며 "9월 발표 예정이고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고 차질없이 준비해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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