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만 대출 '역성장'했는데 주주들은 웃는 이유

강지수 2024. 8. 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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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부산·경남은행 대출성장률 뒷걸음질
지역 경기 침체 직격탄…건전성 우려 영향
성장 제한에 되레 '자본'은 지켜…밸류업 기대도

지난 2분기 BNK금융지주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대출성장률이 은행권 중에서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경기 침체 및 건전성 우려에 기업대출 및 주택담보대출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대출 성장률 조정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보통주자본비율은 상승했다. 이에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발표한 주주환원책 이행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부산·경남은행만 대출 역성장…왜?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전분기대비 각각 0.6%, 0.3% 줄어들었다. 

기업대출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 전분기 대비 각각 1.1%, 0.7% 줄어들었다.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0.3%, 1.7% 증가했지만, 가계대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 각각 0.2%,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대출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지방은행 중에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유일하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2분기 원화대출금은 전분기대비 각각 1.4%, 2.2% 늘어났고, iM뱅크는 2.4%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성장이 부진했던 것은 지역 부동산 침체 등 지역 경기 부진으로 대출 확대가 쉽지 않았던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기존 대출에 대한 부실 위험이 커지자 성장 대신 안정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말 BNK금융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2%로 전분기보다 3.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또한 0.94%로 전분기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75%로 지난 분기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또한 0.67%로 전분기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3%로 전분기대비 0.03%포인트 하락했고, 연체율은 0.45%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부산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중도금이나 집단대출 상환이 많이 일어나면서 신규 영업을 많이 해야만 작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역 경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해 대출 총량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남은행 한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 금리 경쟁 등을 통해 대출 확대에 나서겠지만 성장에 힘을 쏟기에 시장 또한 부응하지 않았던 상황"라며 "상반기에는 성장 대신 안정을 기하자는 전략이 있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본'은 지켰다…주주환원 기대감 커져

이처럼 대출 속도 조정이 이뤄지면서 지난 2분기 이자이익은 전분기대비 0.1% 감소한 7391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PF 정상화 방안에 따른 충당금 적립까지 이어지면서 2분기 당기순이익은 254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5% 줄어들었다.

다만 이와 반대로 주주환원 기대감은 오히려 커진 모습이다. 대출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통상 대출이 늘어나면 위험가중자산도 함께 늘어나는데, 이는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BNK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 2분기 이들 은행들의 대출 성장률이 하락한 영향으로 전년 말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분기 말 BNK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76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보통주자본비율도 12.16%로 전분기보다 0.16% 상승하는 등 개선됐다. 여기에 BNK금융이 지난 2분기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년 전 목표로 삼은 보통주자본비율 13.5%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도 커진 모양새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보통주자본비율이 12%를 넘어섰는데 이 수치가 안정적으로 이어진다면 시중은행이 주주환원을 위해 설정한 목표 보통주자본비율(13%)보다는 조금 낮게 설정하는 것도 무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NK금융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지난해 2배 수준인 200원의 중간배당 및 상반기 자사주 매입분 130억원 소각, 하반기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또 오는 10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할 예정이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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