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환경에서도 나를 지킬 수 있는 자기조절능력을 키워주세요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온라인 세이프티'(Online Safety)에 대한 인식 확산, 아동을 위한 디지털 안전망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해 '온라인 어린이 보호구역'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아동은 비대면 중심의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온라인상에 아동을 위한 보호장치는 오프라인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상에서의 유해정보 노출, 사이버불링, 디지털성착취 등 실재하는 위협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 마련이 시급합니다. 매주 월요일 온라인 세이프티를 위한 아이들과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나는 밴드를 좋아한다. 요즘은 신디사이저가 들어간 밴드의 노래를 듣고 있는데, 감미롭기도 하고 심장을 울리기도 한 그 조화가 감질맛 나서 가끔 음반을 안고 자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곤 한다. 나는 오늘도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뒤지며 새로운 국내 밴드를 발견한다.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해두면, 오늘치 도파민은 다 나온 거나 마찬가지다. 나에게 있어서는 천국을 체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취미활동 과정에서 스마트폰 사용은 필수불가결하다. 인스타그램, 스포티파이, 유튜브, X(구 트위터) 등 나열하면 끝 없이 이어질 것 같은 스마트폰 앱은 내게 있어 너무나 중요한 존재들이다. 이것들 없는 세상이라니.
그런데, 가끔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요즘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문제가 되고, 어떻게든 사용을 막으려고 제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는 모습을 볼 때 그렇다. 나는 온라인에서, SNS에서 찾고, 알게 된 여러 정보로 친구들과 어울려 대화한다. 나뿐만이 아니다. 모든 학생이 그렇다. 그런 아이들에게, 무조건 스마트폰은 사회악이라면서 버럭 화내는 모습은 너무나 잔인한 건 아닌지. 오히려 잘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옳은 듯 한데, 요즘은 매섭게 내쳐버리는 추세인 것 같다.
물론 온라인상에 많은 유혹이나 부적절한 콘텐츠, 스마트폰 중독 같은 문제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나 결과 등을 간과하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사용자인 우리 스스로가 위협이나 문제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위험성을 이유로 아이들의 온라인 활동을 제약하기보다는 오히려 현실에도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식으로 스스로 건전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스스로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어떨까.
나로 예를 들면, 나는 독서도 좋아한다. 그리고 감질맛 나는 책들은 장인들의 추천 피드를 참고해 구매하곤 한다. 독서에 재미를 들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책 관련 정보를 얻거나 독후감을 소통하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축제는 또 어떤가. 나는 밴드를 좋아해 항상 락 페스티벌에 가고 싶어한다. 다양한 공연 실황 영상들을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는지를 알려지고, 이런 경험이 축적된다면 알고리즘도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위주로 긍정적으로 콘텐츠를 노출하게 되지 않을까.
요약하자면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활용해 온라인 공간에서 자기조절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은 사람마다 가지각색이다. 뮤지컬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양한 전시회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길 것이고, 현실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부적절한 콘텐츠와 멀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현실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고도 스스로 충분히 온라인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능력이 있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와 관련한 대화를 많이 해달라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 활짝 웃지 않고 무덤덤하게 말하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조금 더 아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 온라인이라는 넓은 세상을 통해 더 많은 경험과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 아동 스스로 안전하게 온라인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제약보다는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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