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무겁고 힘든 이케아 물류…'로봇'은 모든 걸 해냈다
하루 2000박스 처리, 업무 효율성 8배↑…"옴니채널 경쟁력 강화"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이케아 인기 회전의자 '뒤블링에'가 전시된 셀프서비스(서브) 구역. 같은 층에 수십 대의 로봇이 일을 하는 비밀 공간이 자리 잡았다.
지난 8일 경기도 이케아 기흥점에 도입된 자동화 풀필먼트(물류창고) 시스템을 둘러봤다. 보통 풀필먼트 센터는 매장과 별도로 마련된 창고 건물을 연상시키나 이케아는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하고 결제를 하는 매장 내부에 시스템을 마련했다.
국내 홈퍼니싱 업계에서 외부 풀필먼트 센터가 아닌 매장에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이케아가 최초다.
◇로봇이 홈퍼니싱 액세서리 4000개 담은 물류창고 관리
"이곳은 과거 이케아 기흥점의 물류창고 역할을 하는 1만 1000㎡ 규모의 풀서브 및 셀프 서브 구역이었습니다. 그중 1000㎡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으로 새단장했죠."(김두중 이케아 기흥점 풀필먼트 매니저)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이 마련된 공간으로 들어서면 먼저 계산대처럼 생긴 '포트' 앞에서 분주히 물건을 담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 설치된 포트는 총 6개, 왼편의 3개는 제품을 입고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오른편에 마련된 6개는 제품 출고를 맡는다.
포트 뒤편으로는 천장까지 연결된 기다란 레일이 설치돼 있는데, 이 레일을 따라 물건을 담은 빈(컨테이너)이 오르락내리락한다. 한다. 레일이 연결된 곳은 큐브 형태의 모듈형 창고 선반이다.
창고 선반은 이름처럼 4000개 홈퍼니싱 액세서리 제품을 보관하는 곳이다. 일반 창고와 달리 직원 대신 26대의 무선 제어 로봇이 일을 한다.
로봇은 바닥이 뚫린 체스판 같은 공간 '그리드 선반' 위를 오가면서 빈에 물건을 적재하거나 픽업한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빈(컨테이너)의 개수는 1만 3699개다.
◇택배 송장도 로봇팔이 붙인다…1분 만에 포장 '뚝딱'
"과거에는 온라인몰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리스트를 확인하고 매장 내 '마켓홀'을 뱅뱅 돌면서 제품을 찾아 담아온 다음에 포장해 배송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로봇이 리스트에 포함된 제품을 빈에 담아 빠르게 가져다주기 때문에 정확하고 편리합니다."(정영란 이케아 기흥점 직원)
상품이 가득 담긴 트레이를 들고 온 한 직원이 입고 포트 앞에 선다. 이 직원은 입고 리스트를 확인하고 트레이에서 제품을 꺼내 바코드를 찍은 뒤 빈에 담는다. 버튼을 누르자 빈이 자동으로 창고 선반으로 향하는 레일을 타고 올라간다.
같은 시간 출고 포트에서는 정반대의 작업이 진행된다. 로봇이 창고 선반에서 제품을 고른 뒤 빈에 담에 직원이 대기하고 있는 포트로 내려보낸다. 직원은 빈에 담긴 제품을 확인하고 '자동화 포장 시스템'으로 옮긴다.
이후의 상자 재단부터 봉인, 송장 부착까지 전 과정도 자동으로 처리된다. 긴 레일 형태의 자동화 포장 시스템 위에 제품을 올리면 3D 스캐너가 자동으로 제품의 형태를 스캔하고 필요한 크기만큼 골판지를 재단해 그 자리에서 상자를 만든다.
테이핑까지 마친 제품에 로봇 팔이 내려와 송장을 부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채 안 된다. 직원은 레일 끝에 서서 포장된 제품을 트레이에 싣기만 하면 된다. 트레이에 실은 상자는 택배사에 인계해 고객에게 안전하게 배송된다.
◇하루 2000건 택배 주문처리…업무 효율성 8배↑
이케아는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이 업무 효율을 높여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등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케아에 따르면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도입에 따라 업무 효율성은 직원이 직접 매장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픽업했을 때보다 8배 증가한다.
처리량은 시간당 박스 300개 이상이며, 이케아 기흥점은 하루 약 2000건의 택배 주문을 매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은 탄소 배출량 감축과 직원 업무 환경 개선에도 기여한다.
자동화 물류창고 시스템의 로봇 10대는 진공청소기 1대와 동일한 전력을 소비할 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다. 또 자동화 포장 시스템은 제품의 형태에 맞춰 상자를 재단하기 때문에 과대 포장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상자 재단 후 남은 자투리는 충전재로도 재활용할 수 있다.
수엣 완 이케아코리아 컨트리 커스터머 풀필먼트 매니저는 "정확한 주문 처리가 가능하며 매장 내 이동을 최소화해 직원들의 신체적 정신적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안전한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며 "또 자동화 기술 관리자와 같은 고부가 가치 직무를 도입해 직원들이 풀필먼트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기흥점을 시작으로 광명점 등으로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기흥점에서 이달 시범 운영을 거쳐 내달 본 운영을 시작한다. 광명점에는 2025~2025년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엣 완 매니저는 "풀필먼트 역량을 강화해 기존 매장을 오프라인과 온라인 주문을 아우르는 주요 풀필먼트 거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언제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이케아를 만날 수 있도록 옴니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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