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은퇴 시즌2] 1% 생활비 절약의 복리 효과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2024. 8.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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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유비무환! 준비된 은퇴, 행복한 노후를 꾸리기 위한 실전 솔루션을 욜로은퇴 시즌2로 전합니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서울=뉴스1)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 강의를 가보면 노후 생활비에 대한 질문이 많다. 개인별, 지역별, 연령별, 그리고 구성원 수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생활비를 알고 있으면 나의 생활비 계산에 참고가 될 수 있다.

노후 생활비에 관해서는 국민연금연구원이 50세 이상 가구원이 포함된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노후보장패널이 유용하다. 2005년부터 2년마다 조사를 하여 지금까지 9차 노후보장패널조사(2022. 12)까지 나왔다.

이 서베이에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있는데, 시간에 따른 생활비의 변화와 연령에 따른 생활비의 변화다. 이 둘을 결합하면 앞으로 자신의 노후 생활비가 얼마가 될지 그리고 생활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부 기준으로 노후생활비 전국 평균은 277만원이다. 서울지역은 330만 원, 광역시는 280만 원이며, 그리고 도는 259만 원으로 서울 생활비의 78% 정도다. 부부의 경우 단독일 때 비해 1.6배 생활비가 든다.

문제는 시간에 따른 생활비의 변화다. 2005년에 전국 적정생활비가 150만 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277만 원이 되었으니 연 생활비 상승률이 3.9%에 이른다. 생활비 상승률이 4%이면 18년이면 생활비가 두 배가 된다(72를 상승률로 나누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년)이 나오니 이를 활용하면 된다. 생활비도 복리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18년 뒤에 554만 원이 되는 셈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지금은 330만 원이지만 18년 후에는 660만 원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60세 부부가 서울지역에 살면 현재 330만 원 생활비가 18년 후 78세에는 660만 원이 되지는 않는다. 연령에 따라 생활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노후보장 패널에는 50대, 60대, 70대, 80대 이상의 생활비가 나와 있다. 부부 기준 적정생활비를 보면 50대를 기준으로 할 때, 60대는 50대의 94%, 70대는 82%, 80대는 74%로 줄어든다. 30년간 26% 생활비가 줄어드니 연령의 증가에 따라 매년 0.9% 생활비가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생활비 상승률 3.9%에서 연령에 따른 생활비 감소율 0.9%를 빼면 생활비는 매년 3% 오르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제는 생활비가 두 배 되는 데 18년이 아닌 24년이 소요된다. 60세 부부의 현재 적정 생활비가 300만 원이라고 하면 84세가 되면 600만 원이 된다는 뜻이다.

복리로 증가하는 생활비에는 역시 복리로 대응해야 한다. 생활비 상승에 대해 노후의 보유 자산 가치가 생활비 이상으로 증가하게 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복리로 증가하는 생활비를 매년 조금 낮추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는 생활비를 조금 줄여 생활비의 복리 효과를 줄이는 후자의 경우를 알아본다. 소위 생활비 다운시프트(downshift)이다. 다운시프트는 자동차의 변속 기어를 낮추면서 속도를 줄이는 것을 말하는 데 노후 생활비도 증가 속도를 감속시키는 것을 말한다.

생활비 상승을 매년 1% 감속하면 효과가 어떨까? 그러면 생활비 상승률은 매년 2%가 되고 생활비가 두 배 되는 데 36년이 걸린다. 3%씩 생활비가 오르면 24년이면 두 배가 되는데 2% 오르면 36년이 지나야 두 배가 된다. 300만 원 생활비로 시작할 경우 둘째 해에는 전자는 318만 원인데 후자는 312만 원이다.

이렇게 해서 20년이 지나면 3% 생활비 증가일 때는 542만 원 생활비가 드는데 2% 증가일 때는 445만 원이 된다. 이를 년 생활비로 계산하여 12를 곱하면 각각 6500만 원과 5350만 원이 된다. 80세에 이르러 한 해 생활비 차이가 1150만 원이나 된다. 그런데 80세까지 20년 동안 절약된 생활비를 모두 더하면 1억 400만 원이 된다.

생활비가 60세에 300만 원 소요되는 부부가 매년 생활비를 1% 절약하면 20년 동안 1억 400만 원 생활비가 적게 든다는 뜻이다. 90세까지면 이 금액이 2억 7400만 원에 이른다.

매년 생활비 1% 절약이 30년 동안 2억 7400만 원의 절약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자산운용에서 복리도 중요하지만 절약에서도 복리의 효과는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숫자가 많이 나와 다소 불편했겠지만 메시지는 간단하다. 생활비는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매년 3.9% 증가했고 반면 60세부터 연령에 따라 매년 생활비가 0.9% 줄어들므로 60세인 부부는 생활비가 매년 3%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생활비를 매년 3%가 아닌 2%만 증가하는 습관을 들이면 20년 동안 절약되는 생활비가 1억 400만 원이고, 30년 동안 절약되는 생활비는 2억 7400만원에 이른다. 은퇴자금이 부족하면 생활비를 경제적으로 사용하는 습관만 들여도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1% 생활비 줄이기를 20년 정도만 계속해도 그 효과는 크다. 우리나라 60세 이상의 금융자산 보유액이 1억 원 남짓인데 20년 동안 절약되는 금액이 1억 400만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꾸준한 절약이 생활비 절약 복리효과를 통해 벌어 준 돈이다. 다운시프트는 노후의 핵심 전략이다.

bsta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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