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4000건 뚝딱’ 선반 위 분주한 이케아 로봇 정체[르포]
로봇이 제품 수령·출고하고 규격 맞춰 자동 포장
일 평균 2000건 주문 처리…업무 효율 8배 증가
배송 비중 39→50%로 확대 “온라인 경쟁력 강화”
신규 출점 없는 이케아…오프라인 중심에서 전략 변화
[용인(경기)=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이케아 기흥점. 가구를 적재한 창고 구역을 지나 ‘직원 전용’이라는 안내문이 적힌 공간으로 들어가자 ‘위잉~’하는 기계음이 주변을 가득 메웠다. 소리의 정체는 자율주행 로봇. 이케아코리아가 이번에 도입한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에는 총 26대의 로봇이 돌아다니며 배송 업무를 돕는다.
4000개 제품 배송 쉬워진다…시간당 300개 포장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에서는 가구를 제외한 인테리어 소품 등 약 4000개 제품의 택배 배송이 이뤄진다. 택배 주문이 들어오면 무선제어 로봇이 창고 선반 위를 돌아다니며 주문 상품이 보관된 빈(컨테이너)을 작업자가 있는 포트(작업대)까지 운반하는 방식이다. 로봇은 총 16단으로 적재된 1만 3699개의 빈을 옮겨다니며 주문 상품을 자동 출고한다.
시연을 진행한 이날 현장에서는 불과 1분 안에 6건의 포장이 이뤄졌다. 접시, 화분, 봉제인형 등 주문 제품의 크기와 형태가 각기 달랐지만 자동화 포장 시스템이 규격에 맞춰 상자를 만들고 순식간에 출고를 마쳤다. 제품 형태에 맞게 재단하기 때문에 과대 포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케아코리아는 시간당 300개 이상의 상자를 포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흥점에서만 일 평균 2000건의 택배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직원이 직접 매장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수령했을 때보다 업무 효율성은 약 8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기흥점에서 근무하는 정영란 매니저는 “이케아 기흥점은 매장이 넓고 구역이 세분화 돼 있어 제품 하나를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특히 홈퍼니싱 액세서리는 크기가 다양해 포장재를 선택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무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로봇이 제품을 찾아 눈앞에 가져다주기 때문에 정확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케아코리아는 기흥점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광명점 등에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 채널’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이케아코리아는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지만 기존의 대형 매장 신규 출점 전략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0년 4호점인 동부산점 개점 이후 계룡시와 대구시에 신규 출점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반면 온라인 구매 수요는 점차 증가세다. 2018년 이커머스 사업을 처음 시작한 이케아 코리아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9~2020년 13%에서 2021년 17%, 2022년과 2023년 21% 등으로 증가 추세다. 배송 비중도 2019년 17%에서 2020년과 2021년 18%, 2022년 35%, 지난해 39% 등으로 늘었다.
수엣 완 이케아코리아 풀필먼트 매니저는 “기흥점은 홈퍼니싱 액세서리 제품군에만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광명점에서는 중소형 가구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화를 통해 현재 39%인 배송 비중을 50%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출점을 소극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경은 (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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