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력 향상 위해 이만한 적임자 없다”
K리그 수원 삼성 레전드 염기훈(사진)이 감독으로서 구단과 아쉬운 작별 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코치로 새 출발을 알렸다. 최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공격 부문 코치로 합류한 염기훈에 대한 현지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인도네시아 지상파 채널 ‘티비원’은 염기훈을 “국가대표팀 최전방을 강화하고 다듬을 새로운 조력자”로 소개했다. 특히 그의 현역 시절 K리그 활약을 언급하며 “K리그1 통산 어시스트 1위 및 직접 프리킥 최다 득점의 주인공”이라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에릭 토히르 회장은 염기훈 영입이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약점 중 하나인 득점력 향상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중국과 함께 C조에 편성됐다. 본선에 직행하려면 조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조 3위로 떨어지면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이번 월드컵부터는 48개국으로 참가국이 확대돼 아시아 지역에 할당된 티켓도 8장으로 늘었다.
인도네시아 현지 환대와 대조적으로 염기훈 코치의 수원 삼성 감독 시절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그는 2023시즌 도중 김병수 감독이 떠난 뒤 감독 대행으로 수원을 이끌었고, 2024시즌 정식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 4연승과 함께 ‘이달의 감독상’ 수상 등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5월 들어 팀이 5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상황이 급변했다.
5연패 기간 동안 팬들의 실망과 비판이 고조됐고, 일부 팬은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항의했다. 결국 염 감독은 지난 5월 25일 서울 이랜드와의 홈 경기 패배 후 자진 사임을 발표하며 팀을 떠났다. 그는 수원의 2부 강등을 처음 경험한 지도자로 남게 됐고, 시즌 도중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염기훈 감독은 앞서 본지와 인터뷰에서 닮고 싶은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팀에 합류했다. 2017년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으로 뛰며 일본을 꺾고 동아시안컵 우승을 경험한 그는 “신 감독님은 포워드가 여기 있으면 우리가 어디까지 가야 하고, 볼이 여기 있으면 어디까지 내려와야 하는지도 정해줬다. 일본과 경기 때 우리가 정말 많이 볼을 빼앗았다”며 신태용 감독의 뛰어난 전술적 디테일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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