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SM그룹 장자 우기원 친모 상속주식에 얽힌 절세
오너 우오현 둘째부인 김혜란 경영 행보 왕성
㈜삼라 등 3개사 지분 소유…지난해 9월 작고
우기원 상속…㈜삼라 3.24%外 의료재단 출연
특별하다. 본처와 달리 창업주의 둘째부인은 남편과 함께 경영에 깊숙이 발을 들였다. 재계 30위 SM그룹의 창업주 우오현(71)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고(故) 김혜란(1961~2023)씨 얘기다.
계열사 주식도 적잖았다. 이는 온전히 아들에게 대물림됐다. 우 회장 슬하의 5남매 중 외아들 우기원(32) SM하이플러스 대표가 후계자의 입지를 다진 데는 친모의 공도 컸다. SM의 지배구조를 얘기하면서 빼놓고 갈 수 없는 이유다.
한때 삼라마이다스 대표…본처와 다른 행보
SM 계열 지주사격인 ㈜삼라와 삼라마이다스는 우 회장이 초창기부터 줄곧 최대주주로서 계열 장악의 중추로 삼아왔던 곳이다. 이어 2019년 7월에는 SM스틸의 1대주주로 올라서며 지금은 3개사를 경영권 유지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현 ㈜삼라는 우 회장이 1988년 1월 창업한 모태 ㈜삼라(옛 삼라건설)가 2019년 12월 자회사(99.89%) 우방산업㈜(옛 진덕산업․2004년 5월 계열편입)에 역합병된 뒤 다시 ㈜삼라로 간판을 바꿔 단 사실상 지주회사다.
총자산 2조2000억원(2023년 말 연결기준)에 건설부문의 간판 ㈜우방을 비롯해 제조부문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SM인더스트리 등 주요 계열사들의 최상단에 위치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 회장의 경영권 그 자체인 ㈜삼라의 양대 전신(前身) 중 하나인 옛 우방산업㈜ 감사 자리에 2006년 5월부터 통합 때까지 13년간 앉아있던 이가 김혜란씨다.
삼라마이다스의 경우는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을 챙기기도 했다. 2007년 3월부터 약 4년간이다. 이사직 또한 2019년 말에 가서야 내려놨다. 우 회장과 함께 친자녀인 우기원․우건희 남매에게 물려줬을 때다.
이렇듯 SM 경영구도에서 허투루 볼 수 없는 존재감을 갖고 있던 김혜란씨는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주식도 상당수 소유했다. ㈜삼라 15.17%(보통주 기준), SM스틸 3.38%다. 이외 동아건설산업 6.22%다. 즉, 우 회장의 본처와 달리 둘째부인은 초창기부터 주주로서의 무게감 역시 왕성한 경영 행보 못지않았다.
우기원 ㈜삼라 3.24% 상속주식…후계자 징표
김혜란씨 소유의 3개사 지분은 옛 ㈜삼라 지분이 2차례 인적분할을 통해 분화된 주식이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2001년에 이미 옛 ㈜삼라 10%(이하 보통주 기준) 4대주주였다. 2018년에 가서는 13.09%, 2019년 말 우방산업㈜과 합쳐진 뒤로는 15.17%나 됐다. 1대주주 우 회장 84.83% 외의 지분이 전량 김혜란씨 몫이었다.
동아건설 6.22%는 2005년 12월 옛 ㈜삼라에서 토목건축 부문을 떼어낸 우방건설㈜가 2017년 6월 동아건설에 흡수되면서 갈아탄 지분이다. 우 회장이 우방건설㈜ 46.29% 1대주주로 있을 당시 15% 4대주주로 있던 이가 김혜란씨다.
SM스틸 지분도 마찬가지다. 2019년 말 옛 ㈜삼라가 우방산업㈜에 역합병되며 현 ㈜삼라가 된 뒤 이듬해 6월 다시 건설부문을 우방산업㈜로 쪼개 작년 8월 SM스틸에 통합시키자 갖게 된 주식이다. 이를 계기로 우방산업㈜ 15.17%에서 SM스틸 3.38%를 소유하게 됐다.
우 회장의 장남인 우 대표는 현재 SM 계열 지주사격 3개사 중 ㈜삼라 3.24% 지분도 소유 중이다. 친모의 유산이다. 작년 9월 작고함에 따라 올해 3월 상속받았다. SM의 유력 후계자로서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또 다른 표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삼라마이다스가 2021년 7월 우 대표 개인회사 ㈜라도를 흡수해 우 회장 1인주주에서 부자(父子) 각각 74.01%, 25.99% 양대 주주 체제로 재편됐듯이 ㈜삼라 또한 현재 1대주주(91.76%) 우 회장 외에 일가는 장남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우건희·우기원 남매 상속재산 출연 직전 퇴임
우 대표는 원래는 올해 3월에 모친의 3개사 주식을 전부 물려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상속주식도 어디 간 게 아니다. 상속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SM그룹 지배 아래 있는 공익재단에 출연했을 뿐이다.
삼라희망재단, UBC문화장학재단, 학교법인 동신교육재단과 더불어 SM 4개 공익법인 중 하나인 필의료재단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의 강서필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2020년 1월 SM으로 편입됐다.
우 대표는 이곳에 ㈜삼라 지분 15.17% 중 절반가량인 7.55%와 동아건설 6.22% 전량을 상속과 동시에 우선주로 전환해 출연했다. ㈜삼라 보통주 8.24% 중 5.00%와 SM스틸 3.38%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다. 친누나와 함께 예금 등 현금성 자산, 부동산 등도 증여했다. 액수로 총 3200억원어치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속인이 상속세 신고기한(6개월) 내에 공익법인에 출연한 재산은 상속가액에서 제외된다. 주식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 5%까지다. ‘5%룰’이다. 이외에는 10~20%다. 즉, 우 대표는 상속 보통주를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바꾸고, 보통주의 경우에도 5% 이하를 출연해 상속세 부담을 줄였다.
우건희·우기원 남매가 출연 직전인 올해 2월 필의료재단 이사진에서 물러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상속세를 면제받으려면 출연자 및 특수관계인이 이사 정원의 5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
우 대표는 필의료재단 SM 편입 직후부터 이사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우건희씨는 이사장으로 있었다. 친누나 외에는 대표권이 없었다는 뜻이다. 남매를 포함해 이사가 5명이었다. 반면 지금은 5명의 이사진 중 오너 일가는 찾아볼 수 없다. (▶ [거버넌스워치] SM ⑤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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