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반즈의 반전
커리어하이급 활약 선보이며 ‘ML 재도전’ 꿈
롯데는 지난 1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모처럼 영봉승을 거뒀다. 2-0으로 승리했다.
올시즌 롯데가 한 점도 주지 않은 경기는 104경기 중 4차례 있었다. 4경기는 대부분 선발 투수의 호투가 돋보였다. 선발 투수가 경기 초중반 분위기를 선점하며 경기 끝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그리고 4경기 중 2경기에서 찰리 반즈(사진)가 등판했다. 이날 KT전도 반즈가 승리를 이끌었다.
반즈는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9일 롯데 마운드를 16안타 10득점으로 두들긴 KT 타선에 4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만 내줬다. 삼진을 6개 잡아내며 마운드를 최대한 오래 지켰다. 반즈는 이날 승리로 시즌 7승째(2패)를 올렸다.
반즈는 올해로 KBO리그 세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첫해인 2022년 12승(12패), 지난해 11승(10패)를 기록하며 두자릿수 승수를 이어간 반즈는 올해에는 커리어하이급 활약을 선보이는 중이다.
10일 현재 17경기 7승2패 평균자책 2.87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경기당 삼진 개수가 7.73, 2023년에는 7.77이었던 반즈는 올해에는 10.89로 훨씬 더 뛰어난 삼진 생산 능력을 자랑 중이다. 17경기 중 1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선발 투수의 기본적인 면모인 이닝이터로서의 모습도 자랑한다.
지난 5월 부상으로 이탈한 시간이 아쉬울 정도다. 반즈는 지난 5월 말 좌측 내전근 미세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탈하기 전에도 11경기 3승2패 평균자책 3.55, 그리고 삼진은 79삼진으로 당시 1위를 기록 중이었다. 반즈는 한 달을 훌쩍 넘긴 7월10일 SSG전에서야 돌아왔다. 돌아온 뒤 더 견고한 피칭으로 6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 1.80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팀은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지만 반즈의 활약은 리그 최상위급이다.
롯데는 6월에는 14승1무9패 승률 0.609로 월간 승률 1위로 5강권을 노려볼 법했으나 7월에는 6승14패 승률 0.300으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하며 다시 희망이 사라졌다. 10일 현재 롯데의 순위는 9위다. 5위 KT와의 격차는 4경기로 멀지 않지만 생각보다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걸출한 외국인 투수인 반즈를 보유하고도 팀 성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이다.
반즈 개인적으로는 올시즌에 대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반즈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리고 롯데와 계약을 하면 다음 기회를 노렸다.
올시즌에는 메이즈리그 재진입이 가능할 정도로 성적을 내고 있다. 2015시즌부터 5시즌을 뛰다 미국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브룩스 레일리보다 더 성적이 좋다. 올시즌 빠르고 각이 큰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을 끌어내며 삼진 유도 능력까지 더 키웠다.
반즈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시즌 마지막까지 호투를 이어갈 전망이다. 롯데는 올해 반즈 외에도 또 다른 외인 투수인 애런 윌커슨, 그리고 타자인 빅터 레이예스까지 외국인 농사를 잘 지었다. 이런 조합의 외국인선수들로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아쉬움이 커질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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