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웃은 홈쇼핑…'패션·여행 상품' 덕 봤다
신규 모바일 플랫폼과 연계해 매출 상승
TV 시청인구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홈쇼핑업계가 지난 2분기에는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고수익 상품군의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차별화 상품으로 경쟁력을 제고한 것이 주효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채널을 확장하며 TV와 시너지를 낸 것 역시 매출액 상승에 기여했다.
이익 쑥
CJ ENM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371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7.6%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47.1% 늘어난 275억원을 기록했다. CJ모바일 플랫폼 중심으로 신규 고객이 증가한 데다, 최근 인기가 높은 트렌디 상품을 발굴한 덕분이다.
현대홈쇼핑도 2분기 매출액이 2754억원, 영업이익이 21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4.0%, 165.9%씩 증가했다. 국내여행, 주방용품, 패션, 잡화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이 전년보다 0.7% 늘어난 23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무려 711.2%나 늘었다. 지난해 새벽 시간 TV 방송 송출 중지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고수익 상품인 패션, 뷰티 영역을 강화한 점이 수익성 개선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TV홈쇼핑뿐만 아니라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SK스토아의 2분기 매출액은 7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늘었다. 특히 2분기에는 영업이익 27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와 비교해도 약 108% 성장한 수치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2분기 매출액이 8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이 2022년 3월 신세계에 편입된 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다만 GS샵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5% 줄어든 2733억원, 영업익은 0.4% 감소한 272억원에 머물렀다. 고수익 상품 편성을 늘리고 히트 신상품을 선보여 이익 감소 폭을 줄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패션·뷰티가 효자
이처럼 홈쇼핑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고마진 상품군의 편성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업체들이 판매하는 제품 중 대형 가전은 판매금액이 높아 취급고 증가에는 기여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아 저마진 상품으로 분류된다.
최근 홈쇼핑업체들은 수익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형가전 상품 편성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추세다. 실제로 CJ온스타일의 2분기 취급고는 3.4% 줄었고, 현대홈쇼핑과 GS샵도 각각 5.1%, 4.8%씩 줄었다. 롯데홈쇼핑 취급고 역시 5.7% 감소했다.
반면 뷰티, 패션, 여행 등 고마진 상품군은 여전히 홈쇼핑의 '효자'다. 홈쇼핑업체들은 2분기 화장품, 의류 판매를 위한 신규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대표적으로 롯데홈쇼핑은 화장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전년 대비 신상품 수를 70% 늘렸다. 이어 지난 4월에는 1년간 준비한 신규 프로그램 '동지현의 뷰티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에스테틱, 직수입, 고기능 뷰티 상품을 주로 판매한 결과 3개월만에 누적 주문액 150억원을 넘어섰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4월 간판 쇼호스트 김동은이 진행하는 '동나쇼'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편집숍 콘셉트로 의류, 잡화, 액세서리 등 3종 이상의 카테고리 제품을 한꺼번에 소개하며 스타일링까지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4월 정식 론칭 후 3개월간 누적 주문금액은 20억원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홈쇼핑업체들은 인기가 높은 브랜드를 먼저 발굴해 판매하는 한편, 각 홈쇼핑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차별화 상품도 선보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미국 아마존에서 이름을 알린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의 선크림 제품을 지난 4월 홈쇼핑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미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후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와 매출 제고를 모색 중이던 조선미녀와의 전략적 협업이었다. 롯데홈쇼핑은 TV뿐 아니라 모바일, 유튜브 등 멀티 채널에서 조선미녀 제품을 내놨다. 현재까지 조선미녀의 누적 주문액은 약 10억원이다.
CJ온스타일은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 로보락, VT코스메틱 리들샷 등 새롭게 떠오르는 브랜드를 발굴해 경쟁력을 높였다. 이 중 인스파이어의 경우 지난 2월 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인 후 TV 상품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큰 효과를 봤다. 모바일과 TV를 연계해 인스파이어 누적 주문액은 13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CJ온스타일 국내 호텔 리조트 판매 방송 중 역대 최단기간 최다 주문액이다.
현대홈쇼핑도 자체 브랜드(PB) 및 라이선스 브랜드(LB) 등 단독 브랜드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PB 개발 및 LB 발굴 전담 조직인 '패션랩(Lab)'도 신설하고 PB '머리티얼랩', LB '프리마클라쎄'와 '시슬리'를 새롭게 론칭했다. 지난 5월 론칭한 패션 PB 머티리얼랩은 패션랩에서 지난 1월부터 기획에 착수해 약 4개월 간 MD들이 개발한 브랜드다. 2분기에만 목표 매출을 3배 가까이 초과 달성했다. 또 LB 브랜드인 프리마클라쎄와 시슬리의 누적 주문금액도 239억원을 넘어섰다.
모바일 플랫폼 강화
홈쇼핑업체들은 하반기에도 고마진 상품군 비중을 계속 늘리는 한편 플랫폼 다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은 하반기 패션, 뷰티, 리빙 등 트렌드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가속화하고 올림픽, 추석 등 시즌별 이슈에 대응한 방송을 편성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확장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주요 카테고리별 모바일 신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패션에는 배우 한예슬, 뷰티는 가수 소유, 리빙은 배우 안재현, 프리미엄 유아동 제품은 가수 선예, 신상품 관련 프로그램에는 방송인 김소영이 MC로 참여한다.
현대홈쇼핑은 숏 커머스 콘텐츠 확대에 주력한다. 지난달에는 식품 상품을 20분 동안 판매하는 '막퍼주쇼(Show)'를 새롭게 선보였다. 1시간 동안 1가지 상품만 소개하는 일반 홈쇼핑 방송에서 벗어나 과일가게 콘셉트로 고객이 자주 구매하는 인기 신선식품을 20분씩 끊어 판매한다. 또 같은달 여행 특화 프로그램 '호리존'도 론칭했다. 5분 동안 호텔, 리조트 상품을 소개하고 한정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홈쇼핑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단독 패션 브랜드들을 강화한다. 대표 패션 브랜드 'LBL'은 이미 지난달부터 역시즌 기획으로 겨울 신상품을 조기에 공개했다. 롯데홈쇼핑은 콘텐츠 커머스 다양화를 위해 지난 7월 연애 예능 '24시간 소개팅'도 선보였다. 처음 만난 이성과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이색 설정이 특징으로, 현재까지 2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실제 출연진들이 사용하는 패션, 생활용품 등은 롯데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취급고가 홈쇼핑 성장을 판가름하는 주요 지표였기 때문에 가전 상품 등의 비중을 키웠으나 최근에는 TV 취급고 감소로 인해 고마진 상품에 더 집중하는 추세"라며 "새로운 채널을 확대하고 기존 채널과 시너지를 내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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