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칼럼] ‘디지털 보철’로 환자별 맞춤 솔루션 제공

이순용 2024. 8. 1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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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김형섭 교수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김형섭 교수] 디지털 진료란 기존의 물리적인 과정 대신 전용 소프트웨어로 디자인하고 정밀 기계 가공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치아를 본뜰 때 사용하는 구강 스캐너, 임플란트 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CBCT와 전용 소프트웨어, 보철물 및 장치를 제작하는 밀링머신 또는 3D 프린터가 적극 활용된다.

대부분의 보철 진료 과정에서 충치 치료나 임플란트 수술 후, 적절한 치아 모양을 만들기 위해 본뜨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실리콘 등을 이용해 환자의 입안에 재료를 넣고 일정한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김형섭 교수
시간이 흐른 뒤, 이를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진행되었으나 디지털 과정에서는 구강 스캐너로 입안을 사진 찍듯이 스캔하면 끝이다. 환자는 재료를 머금고 있어야 하는 불편감, 재료로 인한 구역감 등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편의성으로 환자는 구강스캐너를 활용한 본뜨기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또한 스캔된 이미지는 보철물을 제작하는 기공소에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어 기존의 석고 모형을 배송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기공사와 동시에 스캔된 이미지를 확인하며 상담할 수 있어 최종 보철물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구강 스캐너는 임상적으로 사용하는 실리콘 재료와 비교 시 통계학적으로 정밀도가 떨어지지는 않지만, 전체 악궁을 본떠야 할 때는 다소 낮은 정확도를 보이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기존의 과정보다 본뜨는 시간이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넓지 않은 범위의 보철 진료 시에 한해 구강 스캐너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환자의 편의성은 높이는 동시에 수복물의 질적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앞니를 대상으로 보철 치료 시, 환자의 안모와 조화되는 수복물을 제작하기 위해 과거에는 얼굴 사진을 직접 촬영해 참고했다. 하지만, 현재는 스캐너를 활용해 얼굴을 스캔,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스캔한 얼굴 및 치아 데이터를 이용해 치아의 색, 형태, 위치 등을 치과 의사와 환자가 함께 선택할 수 있어 개인에게 맞춤화된 심미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구강 스캐너에 충치 진단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스캐너들도 등장하고 있어 추후 치아 진단 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심한 치주질환이나 충치, 치아 파절 등으로 임플란트 시술 시에도 디지털 보철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임플란트 식립을 위한 진단을 위해 대부분 CBCT를 촬영해 잇몸뼈의 상태를 확인한다. 이때 촬영하는 CT영상 또한 디지털 과정이다. 과거 방사선 촬영 후 필름을 현상하는 방식이 아닌 CT촬영 후, 바로 모니터로 확인하며 수술 부위를 평가할 수 있어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편리하다.

촬영된 CT이미지를 본떠 만든 모형이나 앞서 말한 구강 스캐너를 이용해 구강 내를 기록한 자료들과 합친다면, 추후 임플란트 보철이 위치할 부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즉, 디지털상에서 일종의 모의 수술을 진행하며 환자별 가장 적합한 임플란트의 위치와 각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보철물과 임플란트의 위치가 결정되면 진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임플란트 식립 시 원하는 부위에 위치시킬 수 있도록 하는 환자별 맞춤 장치를 밀링머신이나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다. 이 장치는 임플란트 수술 시 환자의 입안에 연결된 후, 진단 위치로 정확히 임플란트가 심어질 수 있도록 해 잇몸 절개부위가 작아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필요시, 미리 제작한 임시 치아와 임플란트를 수술 당일 연결 할 수 있다. 다만, 당뇨나 고혈압 등의 전신질환이 있거나 치아 염증이 심해 뼈이식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 과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치과 진료는 현재 국내에서 빠르게 정착되고 있으며 환자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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