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가 포기한 심준석, 말린스가 살린다' 내년부터 본격 팜시스템 합류, "100마일 선발, 팬들 설레게 할 것"

노재형 2024. 8. 12. 06: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준석이 작년 1월 27일(한국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입단식을 마치고 PNC파크 관중석으로 올라가 구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SNS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지난해 1월 27일(이하 한국시각) PNC파크에서 한국 출신 아마추어 투수에 대한 입단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바로 심준석이었다. 벤 셰링턴 단장이 직접 저지를 입혀줬고, PNC파크 이곳저곳을 둘러본 심준석이 금세라도 빅리그 마운드를 밟을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MLB.com은 '국제 아마추어 FA로 파이어리츠와 공식 계약한 심준석은 그라운드를 내려다 보며 언젠가 봄과 여름 이 야구장을 사무실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심준석은 인터뷰에서 "가야 할 길이 멀다. 이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너무 기다려왔던 순간이고 언젠가는 이곳에서 던지고 싶다. 이 모든 순간이 설렌다"며 "미국에서 뛰는 게 나의 꿈이었다. 이곳에 와 꿈을 이루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츠버그 구단은 당시 공식 트위터에 심준석 입단식 장면이 담긴 사진 3장을 올려놓고 한글로 '심준석 선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심준석 스카우트를 주도한 당시 피츠버그 구단 국제 스카우트 담당인 주니어 비스카이노는 "국제적으로 톱 유망주를 지금 당장 꼽으라면 심준석이다. 신이 내린 능력을 갖췄다"며 "심준석은 매우 강하게 던지기는 하나, 효율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직구의 궤적이 솟아오르는 스타일이다. 많은 백스핀과 빠른 속도 때문"이라고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심준석이 지난해 1월 27일(한국시각) PNC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SNS

그러나 1년 7개월 정도가 흐른 지금 심준석은 더이상 피츠버그 선수가 아니다. 최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운드에는 오르지 않고 있다.

피츠버그는 지난달 31일 마이애미 말린스 외야수 브라이언 데라크루즈를 영입하기 위해 심준석과 1루수 유망주 개럿 포레스터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 보강이 필요했던 피츠버그와 유망주 확보로 리빌딩을 하려는 마이애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트레이드였다.

마이애미 입장에서는 이 트레이드의 핵심이 심준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지난 10일 '심준석은 당분간 말린스의 플로리다주 주피터 캠프에 머물 예정'이라며 '말린스 구단은 그가 오프시즌 동안 건강을 회복해서 2025년 팜 시스템에서 던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시즌 어깨 부상으로 쉬고 있는 심준석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구단이 각별히 신경쓸 것이라는 얘기다.

매체는 '20살의 심준석에 대해 마이애미는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심준석은 파이어리츠 구단이 스카우트 작업을 벌인 한국 선수 중 최고였다. 특히 심준석의 직구 회전율에 매료됐는데, 타자에겐 떠오르는 느낌을 준다'며 '심준석은 3가지 수준급 구종을 갖고 있다고 보고 됐는데, 파이어리츠는 물론 말린스도 분당 3000회 안팎의 회전율에 매료됐다. 게다가 패스트볼의 경우 94~96마일, 최고 100마일까지 찍는다. 게다가 낙차 큰 커브와 하드 슬라이더도 좋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6월 11일(한국시각) 피츠버그 산하 루키리그서 데뷔전에 등판한 심준석.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SNS 캡처

심준석은 작년 입단해 루키리그 4게임에서 8이닝을 던져 3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3실점하며 13탈삼진을 기록했다. 데뷔전에서는 최고 97마일(156.1㎞)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가슴 부상에서 파생된 가벼운 어깨부상 때문에 던지지 않고 있다. 말린스 관계자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심준석의 오른쪽 어깨에 구조적 문제는 없으며, 말린스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어떤 위험 신호가 감지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몸에는 크게 이상이 없다는 것인데, 다만 올해 충분히 쉬면서 어깨를 보호할 필요가 있어 피칭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심준석은 여전히 건강하지 않아 빅리그에 단 번에 도달할 수는 없다. 또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와 성공한 투수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이 때문에 또다른 관계자는 심준석은 건강하지 않다면 불펜의 뒤쪽에서 던지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무리 유망주로 키우는 것도 괜찮다는 뜻이다.

마이애미 팬매체 '말린 매니악'은 11일 '심준석은 마이매미 유망주 순위 20위이지만, 성장 여부에 따라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서거나 아니면 실패자가 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면서 '말린스가 오랫동안 평균 이상의 선발투수 육성 경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심준석의 풍부한 구위는 장기적으로 말린스 팬들을 설레게 할 수 있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