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도 온탕"…제주 온열질환자 84명·양식장 25곳 피해

홍수영 기자 2024. 8. 1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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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더울지 무서울 정도네요. 더위 식히려 바다에 들어갔는데 바닷물마저 온탕이에요."

지난 1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을 찾은 A씨는 연일 이어지는 폭염 날씨에 지친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제주 바다의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양식장 피해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주시 관할 양식장의 피해 규모를 보면 2021년 양식장 5곳의 넙치 102마리가 폐사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양식장 57곳의 넙치 931마리가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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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10일 제주 월정리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이날 제주도는 산지를 제외한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2024.8.10/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언제까지 더울지 무서울 정도네요. 더위 식히려 바다에 들어갔는데 바닷물마저 온탕이에요.”

지난 1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을 찾은 A씨는 연일 이어지는 폭염 날씨에 지친 마음을 전했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가족들과 물놀이를 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따뜻한 바닷물에 놀랐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연일 폭염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 동부지역은 지난달 29일, 북부·남부·서부는 이달 1일 이후 폭염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중산간과 추자도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낮의 열기는 밤까지 이어져 열대야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제주 북부의 경우 지난달 15일 이후 27일 연속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같은 무더운 날씨로 인해 온열질환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제주 온열질환자 수는 지난 1일 60명에서 지난 9일 기준 84명(사망자 0명)으로 급증했다.

더위는 육상뿐만 아니라 제주 바다까지 펄펄 끓게 만들고 있다.

지난 11일 중문해수욕장 앞바다 수온은 오후 3시 기준 31.6도(국립해양조사원 관측)를 기록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최고 22.9도(7월11일)였던 수온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 날씨에 9도 가까이 오른 것이다.

같은날 제주시 앞바다 역시 29도를 웃도는 높은 수온을 기록했으며, 성산포와 모슬포 수온도 27도를 넘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1일을 기해 추자도를 포함한 제주도 연안 전역에 고수온 경보를 발표했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고수온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의 한 단계 아래인 ‘심각 1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서귀포 대정읍 육상양식장에서 고수온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제주도 제공)

이처럼 제주 바다의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양식장 피해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 관할 양식장의 피해 규모를 보면 2021년 양식장 5곳의 넙치 102마리가 폐사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양식장 57곳의 넙치 931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46억5700여 만원에 달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고수온 피해가 발생한 양식장은 지난 9일 기준 25곳이다. 주로 넙치 양식장으로, 31.5톤가량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광어 양식장에서도 3600마리가 넘는 광어가 폐사해 피해액만 50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달 고수온 대비 합동대응반과 대응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피해 양식장을 대상으로 합동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오영훈 도지사는 지난 10일 서귀포 대정읍 육상양식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살폈다.

오 지사는 “고수온 대응을 위해 현장에 액화산소를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충분한 양이 공급될 수 있도록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달라”고 관계 부서에 주문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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