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아 고척도 홈이고 잠실도 홈이다…” 꽃범호 대견한 마음, 어차피 40-40 바라볼 타자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도영이가 (홈런)욕심을 안 낸다.”
KIA 타이거즈 ‘광주 몬스터’ 김도영(21)의 홈런 퍼레이드가 개점휴업이다. 김도영은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라이언 와이스의 패스트볼을 밀어서 우월 결승 투런포로 연결한 뒤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8일간 5경기서 손맛을 보지 못했다.
김도영은 이 기간 도루만 2개를 추가, 29홈런-32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257로 주춤하다. 그러나 어차피 30-30을 걱정할 레벨의 선수가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40-40은 김도영이라고 해도 쉽게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올해 김도영이 40-40을 향해 달려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을 기특하게 여기는 대목은 홈런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9일 광주 삼성전서 작년 11월19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결승 이후 처음으로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시도했다. 7-8로 뒤진 9회말 무사 2루서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였다.
김도영은 8개월 전 부상으로 좌측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내내 타격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마지막 턴에 티베팅을 했지만, 당시만 해도 3월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출전은 꿈도 꾸지 않았다. 결국 초인적인 재활 속도를 보이며 개막전부터 나갔지만, 김도영은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은 절대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런 김도영이 벌금 1000만원이 걸렸음에도 승부욕을 발휘했다. 결국 1000만원 벌금은 실제로 안 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선수가 팀에 대한 로열티가 상당하다는 게 드러난 상징적 사건이기도 했다. 사실 실책을 많이 하지만, 김도영은 자신의 수비 이슈를 알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선수이기도 하다. 주위에선 결국 시간이 김도영이 흘린 땀을 보상할 것이라고 격려한다.
이범호 감독도 김도영의 진심을 안다. 1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도영이한테 그랬다. ‘고척가도 홈이고, 잠실가도 홈이다.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쳐라’고. 확실히 그런 기록(30-30)이 걸려있으면 쉽게 공략이 안 된다. 실투가 올 때 본인이 한번에 딱 결정 내면 홈런을 칠 수 있다. 언젠가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KIA는 이번주에 서울 원정 6연전을 갖는다. 13일부터 15일까지 키움 히어로즈와 고척 3연전, 16일부터 18일까지 LG 트윈스와 잠실 3연전이다. 이범호 감독의 말대로 KIA는 고척에 가도 홈이고, 잠실에 가도 홈이다. KIA의 수도권 관중 동원능력은 리그 최강이다. KIA 선수들은 어느 구장을 가도 홈 경기처럼 일정을 소화한다. 김도영으로선 고척돔과 잠실이 큰 구장이긴 해도 홈런을 쳐보지 못한 것도 아니다. 30-30은 정말 시간문제다. 40-40을 바라보고 달려가야 할 타자다.
이범호 감독은 “저희 입장에서 도영이가 컨디션을 빨리 올려주고, 지금도 잘 치지만 좀 더 잘 쳐주면 팀이 이기는 데 좋은 상황을 만들 것이다. 본인도 욕심을 안 낸다. 어린 친구인데 참 감사한 마음이다. 볼넷보다 좋은 타구에 욕심을 낼만한데 자기 공 아니면 안 건드리고 출루하고 뛰고. 이런 모습을 보면 굉장히 성장을 많이 했구나 싶다. 팀을 위해 열심히 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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